'결승까지 이렇게 편했으면...' 한국 야구 대표팀 손아섭(31번)이 22일 인천아시안게임 태국과 A조 1차전에서 1회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인천=박종민 기자)
"콜드게임까지 생각보다 길던데?"
2회 연속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야구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약체 태국에 손쉽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5회 15-0으로 이겼다.
한 마디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 태국은 대만, 홍콩 등이 속한 A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다. 류 감독은 앞서 홍콩을 상대로 대만이 거둔 12-0, 7회 콜드게임승을 본 뒤 "태국보다는 홍콩이 몸놀림이 더 낫다"고 말했다.
다만 관건은 얼마나 빨리 승부를 끝내느냐였다. 류 감독은 "대만을 보니 7회까지 10점 이상 내는 데 생각보다 길더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5회까지 15점 이상, 7회까지 10점 이상이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대만보다 길게 가지는 않았다. 5회 만에 승부를 매조졌다. 선발 김광현(SK)은 2회까지 시속 150km대의 강속구로 태국 타자들을 놀래켰다.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단 한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강속구, 어디까지 봤니?' 한국 대표팀 선발 김광현이 22일 태국과 아시안게임 A조 1차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인천=박종민 기자)
타선에서는 1회부터 대량득점이 났다. 대표팀은 무사 1, 2루에서 3번 김현수(두산)의 우선상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박병호의 삼진과 강정호(이상 넥센)의 3루 직선타로 2아웃이 됐지만 이후 나성범(NC)이 내야 안타로 1점을 더 뽑았다.
이후 태국 선발 시하맛은 크게 흔들렸다. 김민성(넥센)의 볼넷으로 이어진 만루에서 시하맛은 밀어내기 볼넷과 잇딴 몸에 맞는 공으로 3점을 더 내주고 강판했다.
태국은 수비에서도 큰 수준 차이를 드러냈다. 손아섭의 평범한 뜬공을 좌익수로 만세를 부르며 2루타로 만들었고, 3루수 박병호의 직선타를 놓쳤다. 한국은 1회만 4안타 6볼넷 3사구로 8점을 뽑아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3회 잠깐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김광현을 이은 유원상(LG)이 클락과 왕비치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3루에 몰린 것. 설상가상 도루까지 허용, 2, 3루 득점권을 맞았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2회 잠시 쉬어간 타선은 3회 4점을 뽑아내며 12-0까지 달아났다. 4회도 3점을 추가하며 '5회 콜드게임승'의 마지노선을 채웠다.
마운드에서는 4회 이태양(한화)과 5회 이재학(NC)이 무실점으로 막아내 대승을 완성했다. 김광현이 선발 승리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가운데 3회 등판한 유원상이 쑥스러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유원상은 한국 투수 중 유일하게 안타를 내줬지만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