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 차라 더 아쉬운 것 같아요."
신아람(28, 계룡시청)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그동안 세계 정상급 펜싱 실력을 자랑하고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 금메달이 없었다. 게다가 23일은 신아람의 생일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생일을 만끽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금메달은 신아람의 것이 아니었다.
5-5로 들어간 연장전. 신아람에게 우선권이 있는 덕분에 1분만 잘 버텨내면 기다리던 금메달이었다. 47초는 잘 버텼다. 그런데 13초를 남기고 순위지에(중국)에게 공격을 허용했다. 흐르지 않는 1초 탓에 패했던 2012년 런던올림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신아람은 22일 여자 펜싱 에페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연장전은 생각도 안 했다. 다급한 상황이 흔한 편인데 더 침착했어야 했다"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순위지에의 세계랭킹은 3위, 신아람의 세계랭킹은 14위였다. 랭킹도 차이가 났지만, 신장의 차이가 너무 컸다. 팔 길이의 차이를 고려해 역습을 준비했지만, 순위지에가 조용하자 당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