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어떤 날은 티키타카를 하고 어떤 날에는 공중볼을 띄워야 할 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날 "당신의 축구 스타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리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매경기 이긴다는 약속을 하진 못한다. 열심히 일할 것이고 경험을 토대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항한 슈틸리케호. 출발이 좋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2-0 승리를 지휘하며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어떤 경기에서도 승리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이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 이후 새로운 사령탑에 대한 기대가 큰 한국 축구에게도 결과가 주는 의미는 크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른다. 이날 경기에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을 모두 벤치에 앉혔고 손흥민, 이동국 등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을 교체 멤버로 활용하는 등 폭넓게 선수 기용을 했다. 파라과이전의 가장 중요한 의미 중 하나는 선수 파악의 첫 단계라는 점이었다.
새로운 얼굴들이 힘을 냈다. 전반 27분 이청용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무너진 밸러스를 가다듬고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김민우는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파라과이의 경기에서 전반전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남태희가 환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전반 32분 두 번째 골을 넣은 남태희 역시 A매치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이용이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리자 몸을 날려 오른발로 공을 골문 안으로 차 넣었다.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것은 기존 붙박이 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이 될 것이 분명하다.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첫 경기였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면서 첫 대표팀 소집에서 중요하게 여긴 목표를 이뤘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격을 잘 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 하는 팀은 우승을 한다"는 미국프로농구(NBA)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선수를 선발할 때 수비에 중점을 뒀고 수비 안정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내일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