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골프

    프로 '형님들' 긴장시킨 중학생 이재경

    • 2014-10-12 20:07

    최경주재단 지원받으며 성장…첫 프로대회서 3위 '기염'

     

    한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44·SK텔레콤)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중학생 골퍼가 최경주가 주최한 프로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형님들을 긴장시켰다.

    12일 전남 레이크힐스 순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3위에 오른 이재경(당진중)은 현재 나이가 14세10개월에 불과한 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간 것을 계기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최경주가 설립한 최경주재단의 골프 꿈나무로 선정돼 2년 전부터 그린피나 의류 등을 지원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도 지난달 재단이 개최한 꿈나무 선발전에서 우승하면서다.

    처음 출전하는 프로대회 전날 "설레는 마음에 잠도 잘 못 잤다. 첫 홀 티샷할 때 정말 떨렸다"다는 이재경은 1라운드 공동 1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이어 2라운드에서는 무려 7타를 줄여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과 공동 선두로 도약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안개 때문에 경기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틀에 걸쳐 열린 3라운드에서도 그는 박상현과 한 타 차 2위로 우승 트로피를 노렸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박상현, 김태훈(29)과 챔피언조에 나선 이재경은 중학생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담담한 표정과 침착한 플레이로 갤러리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이날 16번홀(파3·170야드)에서는 홀인원이 나올 뻔했을 정도로 정확한 아이언샷을 뽐내며 버디를 잡아내 박상현을 한 타 차로 추격, 환호성을 끌어냈다.

    그가 우승 경쟁을 이어가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일본의 프로골프투어를 통틀어 가장 어린 챔피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코리안투어에서는 김대섭이 1998년 한국오픈에서 17세2개월20일 만에 우승한 것이 아직도 최연소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우승은 아니지만 현재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노승열은 중학생이던 2006년 매경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이선화가 2001년 엠씨스퀘어오픈에서 15세3개월15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2012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에서 15세4개월2일에 우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는 그에 앞선 2012년 1월에는 호주여자골프 뉴사우스 웨일스 오픈에서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자(14세 9개월)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경은 박상현이 1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달아나자 이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기록, 결국 3타 뒤진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대기록에는 한 발 모자랐지만, 골프팬의 뇌리에는 우승자 박상현만큼이나 이재경의 이름 석 자가 강렬하게 새겨졌다.

    우승자 박상현은 이재경에 대해 "중학교 3학년 선수가 이렇게 잘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깜짝 놀랐다"면서 "샷도 안정적이고 정신력도 굉장히 강한 것 같다. 큰 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극찬했다.

    최경주도 "이재경이 이번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잘 다듬고 깎아준다면 앞으로 큰 재목이 될 것"이라면서 지원하는 선수의 선전에 흐뭇해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