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MBC 신사옥. (사진=MBC 제공)
국정감사에서 MBC 문화방송(이하 MBC)의 세월호 참사 보도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MBC 보도를 보니 정말 한심하다"며 "세월호 관련 보도도 축소하고, 교황 보도도 축소했다. KBS와 SBS에 비해 유가족 대리 기사 폭행 사건은 매일 같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문진 김문환 이사장은 "그런 소문이 있었다"며 정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문 의원은 "조사를 해서 나온 자료가 다 있다. 방송을 이런 식으로 공정치 못하게 편파적으로 하면 되겠냐"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의 지적도 이어졌다. 유 의원은 MBC의 ▲단원고등학교 학생들 전원 구조 오보 ▲사고 당일 저녁 뉴스에서 진행된 보험금 보도 ▲유민 아빠 김영오 씨에 대한 악성 루머 보도 ▲교황 방한 축소 보도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유 의원에 따르면 MBC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보도 당시에 타 지상파 방송에 비해 교황과 세월호 유족의 만남 관련 보도를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교황의 마지막 미사 보도도 타 지상파 방송들이 교황과 사회적 약자들의 만남을 다룬 것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의 미사 참석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보도 행태는 세월호 특별법과 유가족인 김영오 씨의 보도에서도 계속됐다.
유 의원은 "KBS와 SBS와 비교해서 MBC는 김영오 씨에 대한 악성 루머를 조목조목 자세히 다뤘다"면서 "세월호 특별법 보도도 일주일 내내 1번 밖에 하지 않았다. 유가족이 폭행 시비에 연루된 보도는 8번인 반면, 특별법 보도는 1번이다"고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방문진은 MBC의 관리 감독을 하는 기관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MBC는 공적인 책임을 갖고 있는 공영 방송이고, 지상파 방송이다. 방송법에 보면 인간 존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 책임, 타인의 명예훼손과 국민들의 갈등을 조장하지 않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의도적인 누락과 다루지 않아도 되는 것을 보도해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한 마디로 MBC는 세월호 유가족 입장에서 전혀 보도를 하지 않았다. 유가족의 입장만을 대변하라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공정하게 보도하라는 것"이라고 일침했다.{RELNEWS:right}
김문환 이사장은 사과를 거듭하면서도 '사과의 이유를 말해달라'는 유 의원의 요구에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제가 MBC 보도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다. 그러나 MBC도 그런 여론과 보도를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