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삼진만 5개를 당한 박민우. (자료사진=NC 다이노스)
누가 뭐래도 NC의 장점은 빠른 발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팀 도루 154개를 기록, 1위 삼성에 7개 뒤진 2위에 올랐다.
50차례나 베이스를 훔친 박민우를 시작으로 김종호(22도루), 이종욱(15도루) 등 전직 도루왕들은 언제든지 뛸 준비가 됐다. 여기에 나성범(14도루)과 모창민(14도루), 에릭 테임즈(11도루), 이상호(11도루)까지 무려 7명의 선수가 두 자리 도루를 기록했다.
물론 37홈런의 테임즈, 30홈런의 나성범, 23홈런의 이호준 등 거포들도 제 몫을 했지만, 상대를 괴롭힌 것은 역시 발이었다. 1군 진입 2년 만에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NC 김경문 감독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뛰는 야구를 선언했다. 김경문 감독은 "하던 걸 갑자기 안 하면 선수들이 어색해 한다. 기회가 나면 뛰겠다. LG 투수들 퀵 모션이 좋은 편이지만, 거기에 맞춰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NC는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전혀 뛰질 못했다. 도루 0개. 정확히 세 차례 도루를 시도했지만, 모두 잡혔다.
물론 LG 포수 최경철의 수비가 좋고 LG 투수들의 퀵 모션이 좋다고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사실 NC가 당한 세 차례 주루사 중 두 차례는 포수가 공을 놓친 것을 보고 뛰었다가 잡혔다. 마음 먹고 뛴 것은 한 차례에 불과하다.
뛰어야 할 선수들이 살아나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발 빠른 선수들이 살아나가지 못하니 뛰어보지도 못했다. 김종호가 1차전에서 포수가 공을 놓친 틈을 타 2루로 뛰다가 아웃됐고, 박민우와 이종욱 등은 아예 도루 시도조차 없었다.
특히 안타 3개를 친 김종호와 달리 박민우와 이종욱은 1루를 밟기조차 버거웠다.
일단 박민우는 마음이 급했다. 1~2차전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삼진만 5개를 당하는 등 평소 같지 않았다. 게다가 장기 중 하나였던 번트조차 제대로 대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