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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수십조 날린' 해외자원개발 계획 총괄

국회/정당

    최경환, '수십조 날린' 해외자원개발 계획 총괄

    2009년 인사청문회서 강한 의욕→2010년 해외자원개발 계획 발표→수십조 부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경제부 장관 겸)가 이명박 정부시절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해외자원 개발계획에 대한 설계를 총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패한 사업에 대해 석유공사 등 산하 공기업에게 화살을 돌렸지만, 최 부총리 본인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09년 9월 15일 최경환 부총리가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책 질문을 쏟아냈다.

    김정훈, 김태환 등 여당 의원의 자원외교에 대한 질문에 최 부총리는 "자원확보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공기업과 민간기업 간의 컨소시엄 방식 등을 추진하는데 애로가 있어 꼼꼼히 챙겨보고 좀더 가속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해외자원 개발 자금과 관련해서는 "성공불융자(해외자원 개발사업 기업에 정부가 융자를 해준 뒤 사업이 성공하면 융자 원리금을 갚고 실패하면 면제·감면해주는 제도)나 수은 등 국책은행을 통한 자금지원 확대, 자원개발 펀드 조성, 연기금 등 장기적인 재원들이 이쪽 분야(해외자원개발)에 투입이 될수 있도록 루트를 열어주는 노력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최 부총리의 발언은 1년여가 지나 구체적인 계획으로 나왔다.

    2010년 12월 지식경제부는 '제4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3년마다 10년 단위로 수립되는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장기종합 계획이다.

    참여정부때인 2007년 3차 기본계획이 발표됐으며, 이때 기본 계획은 이명박 정부들어 첫작품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과 자원외교의 '마스터 플랜'이라 할수 있다.

    이 계획을 통해 정부는 석유·가스 및 6대 전략광물에 대한 자주개발율 장기목표를 설정하고 해외 자원 개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9년 기준으로 석유·가스 자주개발율 목표를 30%로 잡았으며, 유연탄 철광 동광(구리) 아연광 우라늄 니켈광 등 6대 전략광물에 대해선 42%로 잡았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 대형화를 지속 추진하고, 가스공사는 LNG 구매력을 활용해 자원개발 사업을 늘리고, 광물자원공사는 세계 20위권의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도 세웠다.

    '묻지마' 해외자원 개발에 동원된 이들 공기업은 수십조원의 국부를 유출한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투자재원을 늘리기 위해선 무역공사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뿐아니라 연기금을 동원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최 부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것들이다.

    기본계획은 정상외교 등 활발한 자원협력을 통해 자원개발 협력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관련국가로는 러시아, 중남미, 동남아, 칠레, 볼리비아, 페루, 우즈벡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을 나열했다.

    지경부는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들어 석유공사가 집중적인 인수합병(M&A) 및 자산매입으로 생산량과 매장량이 급증했다고 선전했다. 여기에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인 캐나다의 하베스트社 인수도 포함됐다.

    야당에서는 하베스트 정유부문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인수하면서 "5년만에 1조8,500억원의 국부가 유출됐다"(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며 연이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당 부좌현 의원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사를 인수할 당시 자문사인 메릴린치의 서울지점장은 김영찬씨이다. 속칭 '이명박 대통령의 집사'라고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라며 권력형 비리의혹을 제기했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베스트 인수는 최 부총리가 직접보고를 받은 것으로 이번 국감 과정에서 확인됐다.

    최 부총리는 기본 계획 발표에 앞서 2010년 4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는 기본 계획에 포함될 내용을 상세히 밝히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석유·가스의 자주개발율을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하며 "지난 정부 2007년에 4%에 불과했다. 그걸 작년 말 9%로 두배이상 올리고 금년에는 10%대로 진입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코리아 컨소시움을 구성해 덩치를 키워서 이런 쪽으로 나가는 부분, 그리고 다른 인프라를 건설해주고, 자원을 받는 패키지 형 등 자금분야 확보를 위해 굉장히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주를 성공사례로 언급하며 언론의 높은 관심이 되레 경쟁국의 견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렇게 '호언장담'했지만 현재까지 799억원이 투자된 원전개발의 자금 회수율은 9%에 그치고 있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국부 손실이 발생한 해외자원 개발에 대해 야당은 국정조사를 관철시킬 태세다. 오는 27일 종합감사에서도 최 부총리를 대상으로 강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해졌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만큼 해외자원개발은 국감이후에도 정치권의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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