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이 공채시험과정에서 불합격자들에게 합격 통지를 내보냈다가 한 시간 만에 취소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해 이 회사 입사지원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저녁 9시쯤 주식회사 이랜드는 대졸신입공채 지원자들에게 2차 전형 결과를 휴대전화 문자와 메일로 통보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지원자들에게 '오류가 있다'는 내용의 문자가 오고, 1시간쯤 지나 지원자들에게 불합격이니 다시 정정한다는 전화와 문자가 오기 시작한다.
이미 합격통지를 받은 지원자들에게 합격자 명단이 잘못 발표됐다며, 다시 불합격 사실을 통보한 것이다. [BestNocut_R]
이랜드 측은 곧바로 서버의 오류가 있었다며 사과한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지원자들이 받은 충격은 상당하다. 최근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에 허덕이던 수험생들의 마음에 두 번의 상처를 준 것이다.
100만여 명이 가입돼 있는 한 포털사이트의 취업 카페에는 실시간으로 지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지원자는 “정정 문자를 받고도 믿기지 않아 홈페이지에서 10번을 넘게 확인했다”며 “차라리 그냥 떨어졌으면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지원자는 또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바보가 된 느낌이어서 차마 잘못 온 문자였다고 번복을 못 하겠다” 며 “면접을 보러 간다고 어쩔 수 없는 거짓말을 하고, 보지도 않은 2차 면접에서 불합격 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원자는 “취업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합격 전화를 하고 있는데, 전산 오류로 잘못 전달됐으니 착오 없기를 바란다는 회사 측의 황당한 문자를 받고 심란해져 잠도 못 잤다”고 글을 올렸다.
특히 이미 앞선 입사전형에서 탈락해 면접도 치르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도 합격문자를 보낸 경우도 있었다.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한 탈락자는 “황당하다”며 “구직자를 두 번 죽이는 일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하루 밤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던 취업 준비생들은 이번 일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인사담당자들은 명확한 채용 결과의 기준과 잣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이랜드 측은 “주민등록을 인지하는 시스템에서 문제가 있어 90명의 학생에게 합격 여부가 잘못 통지돼 시정했다”면서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다보니 전산상의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