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필리핀에서는 ‘코피노(코리안+필리피노)’라 불리는데 이들과 현지 미혼모 지원 사업이 본격화됐다.
그 동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현지 여성과 한국 남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동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돼왔지만 지원사업을 현지에서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데다가 민간 차원에서 하는 만큼 향후 정부 지원 등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피노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메트로 마닐라 퀘존시에만 1,500명 내외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필리핀 전체적인 현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영어’를 국어로 사용하는 필리핀을 어학연수 코스로 삼는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으로 여기에 국민 대부분이 피임과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인 점도 코피노가 많아진 이유로 꼽힌다.
이에 따라 대전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는 우선 1년 동안 미혼모와 코피노 330명을 교육시키기로 하고 이달 초 마닐라 현지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남성들로부터 ‘버려진’ 대부분의 여성과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안정적인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대전 외노센터는 이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한글과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전문가를 초빙해 요리와 미용 기술을 가르치기로 했다.
특히 김봉구 센터 소장이 직접 현지에 머물며 코피노와 미혼모 현황과 실태,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맞춤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지원하다보니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현지로 파고들어가기로 했다”며 “우선 코피노에 대해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방문을 앞두거나 다녀온 노동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해 한국 적응을 돕거나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같은 교육으로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한국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등 한국과 필리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열악한 재정 사정을 감안할 때 각계의 도움과 후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