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쉬고 마운드에 올라 승리 투수가 된 헨리 소사.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 선발로 헨리 소사를 예고했다.
1차전과 4차전 사이 휴식 기간은 고작 사흘. 에이스 앤디 밴 헤켄과 소사에게 모두 사흘 휴식 후 등판에 문제가 없냐고 물었다. 당연히 둘 모두 "OK"를 외쳤다. 결국 회복력이 뛰어나다는 판단에 소사를 1, 4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소사가 주춤했다. 4⅓이닝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윤석민의 3점 홈런 덕분에 역전승을 거뒀지만, 소사 카드 자체는 실패였다. 게다가 2차전에서는 밴 헤켄을 내고도 졌다. 구상이 꼬이는 듯 했다.
31일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소사가 오늘은 조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1차전 때는 부담을 가질까봐 말을 아꼈지만, 4차전을 앞두고는 소사에게 "단조롭게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쉽게 말해 완벽하게 던지려기보다 공이 빠르니 공격적으로 던지라는 의미였다.
소사는 공격적이었다. 15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앞세워 LG 타선을 눌렀다. 6회까지 5피안타 2실점.
3회와 4회 1점씩을 내주긴 했지만, 3회말 정성훈에게 맞은 2루타도 제대로 된 스윙이 아니었다. 소사의 빠른 공에 방망이를 겨우 갖다댄 것이 우익수와 1루수 사이에 뚝 떨어졌다. 브래드 스나이더를 제외하면 소사의 공을 힘으로 이겨낸 타자가 없었다. 그만큼 소사의 공에는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 우려했던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 맞아도 좋다는 각오로 강속구를 찔러넣었다. 6이닝을 생각했던 염경엽 감독도 7회말 소사를 계속 마운드에 올렸다. 9-2, 점수 차도 넉넉했기 때문이다.
소사는 이병규(9)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마운드를 한현희에게 넘겼다. 투구 수는 91개. 소사의 뒤는 한현희와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책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