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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내 아이가 왕따를?… 그 6가지 징후

    현장 전문가가 조언하는 집단 괴롭힘 대처법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잔인한 진화 "개처럼 끌고 다니기도"
    - 말수 줄고 분실 잦고... 각종 징후
    - 전학도 근본해결 안 돼
    - "널 지켜주겠다" 도움 확신 줘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천 정각초등학교 공숙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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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학교폭력에 못 이겨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의 자살 당일 상황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은 김 군의 교과서를 뺏으면서 무릎을 꿇게 하고 라디오를 양손에 든 채 10분 동안 벌을 세웁니다. 그리고는 그 라디오 전원선을 목에 감고 끌고 다니면서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도록 합니다. 집에 있는 목검을 가지고 때리다가 라이터로 지지기까지 했습니다. 이 가해자 아이들과 헤어진 뒤에 김 군은 방에 들어가서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게 되죠. 이런 폭력이 수개월간 지속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전에 죽은 대전 여고생도 그렇고, 이번에 대구 중학생도 그렇고 어머니가 모두 교사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어머니들은 이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답니다. 만약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생긴다면 과연 여러분들은 알아차리실 수 있을까요. 이 집단 따돌림 문제, 가장 권위 있는 현장전문가 한 분을 연결하죠. 인천 정각초등학교의 공숙자 교감선생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중학생이 죽은 후에 보니까 목검과 단소로 수없이 맞은 시퍼런 멍들이 몸에 있었다고 하는데 학교 폭력이 예전보다 훨씬 더 잔인해진 것 같아요?

    ◆ 공숙자> 그렇습니다. 전에는 학생을 우리가 그림자라고 그래서 모른 체하는 정도였는데 요즈음 보니까 정말 많이 심각하네요. 학교 폭력이 일어나는 게 보통 1년에 8000건, 저희가 집계되는 것이 그 정도인데 실제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같은 곳은 상담건수가 한해에 2만 건에서 3만 건 되는 거 보면 해마다 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김현정> 잔인한 형태가 어느 정도예요? 이번 김 군 케이스처럼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까?

    ◆ 공숙자> 비슷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을 하는 게 예전에는 그냥 무시하거나 놀리는 정도였는데, 요즘은 폭력도 조직화되고 또 일반화되어서 이런 인간 이하의 행동을 시키는 것들이 많이 일어나고요. 또 학생들은 재미와 필요가 복합된 형태로 자기에게 필요하고 더 재미있는 것, 이런 것들을 계속 개발해냅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건가요?

    ◆ 공숙자> 빵셔틀이라고 그래서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하인처럼 심부름시키는 거나 또 최근에는 성추행, 성폭행도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요. 이렇게 개처럼 끌고 다닌다든지 자기들이 먹다 남은 걸 먹게 한다든지, 어떤 행동을 비디오로 찍어서 유포시킨다든지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죠. 너무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 김현정> 이번 아이는 물고문에 불고문에 담배피우기를 강요하고 심부름은 기본이고...

    ◆ 공숙자> 여학생들의 경우도 담뱃불로 지져서 온몸에 상처를 입는다든지 이런 것들은 예전부터 많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주로 학교에서 벌어지는데 선생님들은 모르시는 건가요. 아니면 알면서도 방법이 없는 건가요?

    ◆ 공숙자> 학교폭력의 특징이 폭력과 놀림. 그 다음에 사사로운 장난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관찰했을 때는 이게 그냥 남학생들이 짓궂으니까 짓궂은 아이들의 장난으로 볼 수도 있고요. 또 가장 파악을 못하는 이유는 피해 학생이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가해학생이 아니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다른 학생들도 교사에게는 전혀 이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왜 이야기를 안 하는 걸까요.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하면 좋을 텐데요?

    ◆ 공숙자> 학교폭력을 당하는 학생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고 물어보면 선생님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니고 자기를 가해하는 친구나 선배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께는 인사를 안 해도 그 친구나 선배에게는 90도로 인사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가장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고요. 아이들이 실제로 학교폭력 때문에 교사나 다른 기관에 신고를 했다가 2차, 3차로 더 피해 보는 일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건 말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번에 자살한 대전과 대구의 두 아이 경우를 보면 부모님들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저는 그럴 수 있다 싶은 게 사춘기니까 질풍노도의 시기라 좀 우울한가 보다 이럴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 아이들의 상황을 어떻게 부모님이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 공숙자> 분명히 이 두 아이의 경우도 부모님이 가만히 되돌아서 생각을 해 보면 '아. 그때 얘가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것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거든요. 우선 아이가 이렇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 말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 가는 것을 싫어하고 특히 남학생의 경우는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고 옷도 잃어버리거나 친구 빌려줬다고 하고 바꿔 입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돈을 자꾸 요구하고 어떠한 사항에 대해서 야단을 치는데도 전혀 개선이 전혀 안 되고... 이런 것들이 아마 눈에 보였을 거고요. 아이가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식구들에게도 짜증을 낸다든지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하면 피곤하다고 안 간다든지 이런 것들이 저는 많이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양상이 사춘기 때 보이는 어떤 내성적인 행동과는 좀 다른 건가보죠?

    ◆ 공숙자> 약간 다르죠. 사춘기로 나타나는 것은 정서적으로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다든지 약간 신경질적이 된다든지, 아니면 엄마나 부모의 참견을 좀 싫어한다든지 하는 거지만요. 폭력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이들이 굉장히 짜증을 많이 내고, 어떤 아이 같은 경우는 본인이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것들을 잘 보셨어야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BestNocut_R]

    ◇ 김현정> 만약 내 아이가 그런 피해를 당하는 걸 알았다고 하면 사후대처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전학을 가야 되는 건가요?

    ◆ 공숙자> 부모님들은 보통 전학을 가야 된다고 가장 많이 생각을 하시는데요.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이 워낙 발달하고 네트워크도 많이 발달을 해서 전학을 가면 벌써 그 학교에 소식이 먼저 가 있습니다. '우리 학교 왕따, 너희 학교 간다.'

    ◇ 김현정> 우리 학교 왕따가 가니까 거기서 잘 취급해라, 이런 겁니까?

    ◆ 공숙자> 이렇게 벌써 연락이 가고요. 그리고 또 전학을 가도 그 아이는 이미 대인관계에 대한 기피증이나 자아존중감이 낮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요. 물론 아주 심각해서 걔네들 얼굴만 봐도 정말 괴롭다할 경우에는 서로 분리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아요.

    그래서 우선 아이의 상황을 파악해서 계속 심리치료 같은 것을 하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좀 높여주고요. 지금 이 아이들이 자살을 했다는 것은 '이 세상에 누구도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한 거거든요. 그래서 어머님들은 아이가 피해당한 주변 상황을 정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물리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는 것보다 '내가 너를 지켜준다'는 확신을 주는 게 가장 필요하고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들도 내가 너를 지켜주겠다는 이런 확신을 주시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가해자에게 고소를 하는 편이 낫습니까?

    ◆ 공숙자> 학교폭력이 워낙 심각하고 사안들이 지금 보신 것처럼 가볍게 학생들의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요즘 학교폭력은 거의 고소까지 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학교폭력 자체 위원회를 열어도 늘 근본적으로 대책이 안 되거든요. 예를 들면 전학조치를 내리거나 출석정지를 내리거나 운동장 사회봉사 명령을 내려도 사실 전학 안 가면 그만이에요. 내가 가기 싫다, 그래서 어떤 제재 조치가 없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개선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놀랐습니다. 부모님들이 이런 상황이라는 것을 철저히 인식 하고 혹시 우리 아이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아이가 피해자 혹은 가해자는 아닌지도 생각을 좀 해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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