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시나브로 달아오르고 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여야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본선 승리를 책임질 수 있다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인터넷 선거포털 사이트 <나는 후보다="">를 개설한 CBS·노컷뉴스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천격전지의 예비후보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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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망원역 주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을 덮을 듯한 거대한 현수막들이다. 같은 당의 예비 후보들이 길 건너 바로 맞은 편에 경쟁하듯 사무실을 차리기도 했다.
요즘 또다른 정치1번지로 떠오르고 있는 마포을(乙). 조용했던 동네가 선거로 요동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여야에서 총 15명의 예비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강용석 현역 의원까지 합치면 16명이다. 바글바글하다.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치열한 경쟁에 혀를 내두르는 후보도 있을 지경.
마포乙에 후보들이 대거 몰리는 현상을 이른바 '강용석 효과'로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아나운서 성추행 발언으로 강 의원이 구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하면서 사고지역이 됐다는 기대 효과 때문에 야당 주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것.
실제 도전장을 내민 후보 중 한나라당 소속이 3명인데 반해 민주통합당 8명, 통합진보당 4명으로 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우선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정청래 의원이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8년간 내리 지역위원장을 지난 정 전 의원은 "신발가게 용희 엄마가 이웃집 순희 엄마와 친하다는 것까지 다 알고 있다"며 바닥 조직에 자신감을 보였다.
10년간 학원을 운영하며 다져온 인맥과 교회,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이 주요 타깃 대상이다.
최근 구속된 정봉주 전 의원과 친하다는 것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그는 "봉주형의 덕을 많이 봤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여성 대변인을 지낸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김유정 의원이 이 지역에 깃발을 꼿았기 때문이다.
늦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인지도를 내세워 정청래 의원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분석이다.
'민주당의 대변인에서 마포의 대변인으로'라는 구호처럼 그는 대변인 경력과 18대 의정활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여성으로서 예비경선에서 10%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점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요즘 동네 재래시장을 밥먹듯 드나든다는 김 대변인은 "정 의원에 비해 조금 뒤쳐져 있지만 무섭게 따라붙고 있다"며 "주민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진정성에 호소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정명수 후보는 김유정 후보와 함께 현지에서는 주목할 만한 야당 후보로 꼽힌다.
민주당 정책위부의장을 지내고,'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하며 오랜기간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그도 지역에 상당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38살의 정세현 삼일회계법인 경영컨설턴트도 '젊은피'를 내세워 뛰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용화, 미국변호사 이준길, 건축가 출신 박재웅, 기업인 이규범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도 기회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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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진보정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가 이 지역 출마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홍 대표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야권연대와 맞물려 예측할 수 없는 판이 전개된다.
특히 마포乙이 홍대 등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을 포함하는데다 정경섭 지역위원장이 터를 잘 닦아 놓아 텃밭이 나쁘지 않다는 계산이다.
진보신당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의석을 1석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만큼 당 차원에서 이 지역에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복잡한 민주당 상황에 진보신당의 홍세화 대표까지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서울의 최대 격전지가 된다.
한편, 통합진보당에서는 홍인석 마포구 공동위원장과 김철 전 국민참여당 마포지역위원장, 김태완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 홍영두 경희대 외래교수 등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자체 경선을 치른다.
후보들이 벌떼처럼 몰려든 이곳에서 단일화를 잡음 없이 이루느냐가 향후 야권연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야권에 불어닥친 '강용석 효과'를 지켜보는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은 착잡한 심경 속에 차분하게 대항마를 모색하고 있다.
비례대표인 김성동 의원과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기획국장을 지낸 김혜준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가 경쟁하고 있다.
김성동 의원은 "당이 집권당으로서 국민 앞에 송구스러운 것도 많지만 억지로 변명하거나 강권하지 않고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며 "질책과 꾸지람도 많지만 아직 우리당에 대한 기대는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45살 김혜준 후보는 젊은 인물임을 강조하며 "말을 앞세우기보다 일단 유권자들의 화를 풀기 위해 잘 듣고 싶다"며 "젊고 새로운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장점을 부각시켰다. [BestNocut_R]
새누리당에서는 강석호 후보를 포함해 총 3명이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야권 대항마를 뽑을 예정이다.
조용하던 마포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킨 강용석 의원 본인은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며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다.
강 의원은 "마포을이 무슨 접전지냐. 강용석과 15명의 난쟁이들이다"고 일축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열심히 싸우고 있기 때문에 인지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이후 박원순, 안철수의 저격수를 자청, 연일 튀는 행보를 이어가며 '포기를 모르는 남자'로 불리는 그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