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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대 명차 중 하나로 꼽히는 아우디에 대한 평가가 유럽과 국내에서 전혀 딴판이다.
최근 유럽 최대규모의 운전자클럽인 독일 아데아체(ADAC)에서 조사한 결과 중형급(아우디 A5)과 대형급(아우디 A6)에서 가장 고장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BMW와 벤츠를 앞선 것이다.
준중형에서도 벤츠A클래스, B클래스, BMW1시리즈에 이어 아우디A3가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럽차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차로 조사돼 국내외 평가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국내 신차 구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대당 품질 문제 건수는 269건으로 BMW(162건), 벤츠(215건)보다 훨씬 많았다.
13개 항목 가운데 AV시스템, 전자장치, 핸들링, HVAC(난방.통기 장치), 인테리어 등 7개 항목에서 전체 수입차 중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판매이후 서비스(AS)에서도 아우디의 소비자 만족도는 가장 떨어졌다. 2010년 폭스바겐(758점)에 다소 앞선 770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758점으로 떨어지면서 폭스바겐에 역전당했다.
유럽 명차 3인방 중에 꼴찌는 물론 전체 수입차에서도 최하위권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만대 당 불만 접수건을 보면 아우디는 17.4건으로 미국의 포드(17.7건) 다음으로 높다. 경쟁사인 BMW(7.6건)이나 벤츠(8.8건)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실제로 이런 수치를 뒷받침해줄 만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BestNocut_R]
지난해 10월 신차를 뽑은지 일년도 안된 김모씨(45)는 아우디A6 고장문제를 놓고 2개월간 실랑이를 벌였다.
처음 계기판에 배출가스 경고등이 켜져 서비스센터에 맡겼지만 황당하게 "휘발류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다시 차를 받아 운행했지만 얼만 안가 이번에는 EPC센서와 배출가스 경고등이 동시에 켜지면서 '삐'하는 경고음까지 났다.
이는 취급설명서에도 중대 문제로 나온 것이지만, 점검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화가 북받친 김씨는 이에 강력히 항의하니 "솔레노이드 밸브(제어 장치의 일종)가 문제가 있어서 교체했다.앞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란 말을 듣고 차를 찾았다.
뉴 아우디A8를 2010년 3월 구입한 박모씨(38)는 미션을 4번이나 수리하다가 결국 통째로 갈아야만 했다.
박씨는 "불안해서 못타겠다"며 정밀점검을 요구해, 회사에서 빌려준 차를 타고 다녔다.
두 달후 본사직원이 찾아와 "중고차값 6800만원을 줄테니 새차로 사라"고 권했다.박씨는 이를 거절하며 "차에 결함이 있으니 교환해 달라"고 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내용증명을 보내 "대차한 차량을 돌려주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되레 압박이 들어왔다.
배모씨(52)는 2009년 구입한 A5를 20번이상 서비서센터에서 수리를 했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다. 하지만 본사 콜센터와 딜러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환불, 교환을 거부해 "피말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럽 소비자에게 호평받은 아우디가 왜 국내에서면 유독 불만의 대상이 됐을까.
이에 대해선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아우디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서비스센터의 숫자도 적을뿐더라 애프터서비스(AS)도 명차수준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아우디의 AS 인프라가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돼 있을 것"이라며 "반면 국내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서비스 품질이 다른 독일차에 비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과 관련해서는 4륜구동을 채택한 결과라는 말도 있다.[BestNocut_R]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전문가는 "아우리만 유독 4륜구동라보니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잔고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 수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품질을 평가하는데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라고 해서 다르게 만들지는 않는다"라며 "고장 수리 서비스는 서비스센터의 숫자를 계속 늘려 수리 기간을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