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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기사 누가 쓰나 했더니, '알바'가 대량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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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기사 누가 쓰나 했더니, '알바'가 대량생산

    세계일보 자회사, 1인 하루 10여 건 씩…"공들여 쓴 기사 뒤로 밀어내"

    세계일보 자회사 ㈜데일리스포츠월드 양아무개 인턴기자는 지난 15일(일요일) 오후 5시간 동안 기사 10건을 썼다. ‘박지성-배두나’, ‘고영욱 스타킹 출연 논란’, ‘지현우 입대’, ‘레알마드리드 모드리치 이적’ 등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른 이슈가 대부분이다. 양 기자는 4월 10일 첫 기사를 송고한 뒤 지난 15일까지 모두 623건의 기사를 썼다. 이달만 해도 11일 동안 쓴 기사량은 105건, 하루 9.5건에 달한다. 양 기자는 세계일보나 스포츠월드 소속 기자도 아니고, 교육을 받는 ‘인턴’도 아니다. 그는 월 130만 원을 받고 일하는 속보 아르바이트다.

    세계닷컴, 스포츠월드, 세계파이낸스 등 세계일보 자회사는 지난 4월부터 속보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이들에게 연예, 검색어 관련 기사 등 연성기사를 생산하게끔 해오고 있다. 7월 현재 3개사의 아르바이트생은 모두 네 명이다.

    세계일보가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것은 온라인에서 ‘팔리는 기사’를 생산할 정규직 기자를 따로 둘 만큼 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정호원 세계닷컴 본부장(세계일보 기획조정실장 겸직)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타사에 비해 적은 기자 수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종이신문 제작과정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 본부장은 “편집국 기자가 실시간 속보를 쓰면서 지면에 들어갈 것까지 취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오전에 발제하고 낮까지 취재해서 나온 기사는 온라인 뉴스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실시간 이슈를 따라잡을 수 있게 지금과 같은 형태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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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신문에는 취재를 통한 기사와 심층·기획기사가 많이 포함된 반면, 포털에는 베껴쓴 연성기사가 많다. 16일 오전 세계일보의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올라와 있는 기사 9개 중 4개가 아르바이트 이아무개씨의 기사다. 정호원 본부장은 “온라인에 소프트한 기사를 원하는 독자가 많기 때문에 취재하지 않고 짜깁기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검색어 위주 짜깁기 기사를 이용한 트래픽 유도가 온라인뉴스 전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손쉽게 베껴쓴 기사가 공들여 확인취재하고 쓴 기사를 검색화면에서 밀어내는 경우(abusing)가 빈번해질뿐더러, 언론사들이 포털 의존도를 극복하지 않고 오히려 자발적인 어뷰징을 하고 있다는 것.

    장윤호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대표이사는 “포털은 검색어를 제시하고, 트래픽이 목적인 언론사들이 관련된 기사를 경쟁적으로 쓰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을 언론의 생존전략으로 봤다. 그러나 장 이사는 “칸영화제에 출장을 보내 기사를 쓰게 했지만 5~10분 만에 베껴 쓴 기사가 네댓 개씩 나왔다”며 “베껴 쓴 기사가 취재한 기사를 가리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취재하지 않고 베껴 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저비용으로 효율을 높이려고 아르바이트를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털이 연성뉴스 양산의 원인이라는 의견에 대해서 그는 “포털이 연성뉴스를 조장한다고 하지만 독자들이 볼 때는 언론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 박장준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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