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전에서 주태수를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는 KCC 하승진 (사진 제공/KBL)
인천 전자랜드가 6연패 늪에 빠졌다. 전주 KCC의 높이에 무너졌다. 수비 코트에서 확률높은 공격을 자주 허용한 반면, 정작 공격 때에는 확률높은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4일 오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KCC와 전자랜드의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 3연패에 빠진 KCC와 5연패 탈출을 노린 전자랜드의 외나무 다리 승부였다.
높이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전자랜드는 상대에게 쉬운 득점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또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얻는 것을 뜻한다. 공격 리바운드는 보통 상대 수비진이 무너진 가운데 골밑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쉽게 득점으로 연결될 때가 많다. 수비 입장에서는 최악의 실점 방식 중 하나다.
KCC는 이날 무려 8개의 야투를 '세컨드 찬스'로 만들어냈다. 전자랜드가 어떻게든 수비 리바운드를 사수했다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가 16점이었다는 의미다.
KCC는 전자랜드를 70-61, 9점차로 눌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를 때마다 선수들에게 수비와 리바운드, 기본을 강조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KCC는 무려 19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국내 최장신 센터(221cm) 하승진이 6개를, 타일러 윌커슨이 5개를 기록했다. 허슬 플레이가 장점인 정민수도 4개를 잡았다.
반면, 전자랜드는 상대의 골밑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40분동안 페인트존 안에서 만든 점수는 20점에 불과했다. 하승진이 만든 페인트존 득점이 16점이다.
리카르도 포웰은 20점을 올렸지만 의미는 없었다. 전자랜드가 좋은 경기력을 펼칠 때 나오는 유기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야투 성공률이 저조했다. 3점슛 성공률(8/22, 36%)보다 2점슛 성공률(14/43, 33%)이 더 낮았다. 이래서는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승진은 22점 13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지배했고 윌커슨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공격력을 뽐내며 33점 1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KCC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는 정민수다. 37분50초 동안 코트를 밟아 8점 9리바운드 2스틸 1블록슛을 올려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전자랜드에서는 포웰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10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RELNEWS:right}전자랜드는 인천 아시안게임 및 장애인 아시안게임 개최 관계로 개막 후 8경기 연속 원정경기를 치렀다. 피로 누적에 따른 경기력 저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시즌 첫 4경기에서 3승1패를 올렸지만 이후 6연패에 빠져 중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기본을 중시하는 전자랜드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가 다시 살아나야만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