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전경 (사진=청와대 제공)
일본 정부가 독도 입도지원센터 계획 백지화를 외교적 성과라고 선전하고 나서는 등 정부의 대일 저자세 외교가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고 굴욕적 조치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은 6일 국회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독도입도센터를 백지화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안전과 환경, 문화재 보호 등 3가지 우려에 따라 독도입도지원 시설을 보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 독도입도센터 포기는 일본 의식한 조치윤 장관은 독도입도센터를 백지화한 관계장관회의 석상에서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입도센터 건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독도 영유권분쟁 대응 방식은 일본의 도발에 대한 즉자적 대응은 자제하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고, 독도입도센터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됐으며 어렵사리 30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때문에 국회의원도 여론도 정부의 조치에 더욱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독도대응 원칙과도 어긋난 조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냐고 윤병세 장관을 다그쳤고, 일부 의원들은 윤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 장관은 관계장관회의 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로 일관하면서 "정부는 저자세 대일외교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만 되뇌였다.
정부의 거꾸로 가는 독도정책 탓에 한국의 독도 실효적지배는 더욱 더뎌지게 됐고 독도에 들어가는 국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번 조치가 현재 추진중인 다른 실효적지배 강화사업의 연쇄 차질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독도 과학기지 방파제도 차질 우려독도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접안시설 부족으로 독도에 내려 보지도 못하는 방문객이 연간 7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군사시설도 아닌 입도 안전시설마저 일본의 눈치를 보는 정부가 우리 정부인지 의문스럽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독도 동도 접안시설 부근에 2층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던 독도입도센터는 2008년부터 건설이 추진돼 2017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독도과학기지와 방파제 건설사업도 어떻게 될지 모를 판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일본정부가 우리 정부의 어수룩한 조치를 역이용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건을 포함해 다케시마 내 한국 측 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여러 급에서 주장해왔기 때문에 그런 가운데 이번에 계획이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정부가 이번 조치 뿐아니라 일본 관방장관의 아전인수식 발언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 서영교 "정부, 일본정부 눈치만 봐"{RELNEWS:right}
야당은 외교부의 처사를 굴욕외교로 규정 전방위로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독도영유권을 강화하겠다던 박근혜정부가 오히려 외교관계를 핑계로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이 결정이 외교부 장관의 판단인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정부가 어이없는 조치를 취하고 지난 1일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문제가 이슈화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을 내각에 지시하고 오락가락한 행태를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