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부실기업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1조원이 넘는 부채까지 떠안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석유공사는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메릴린치에 막대한 손실을 입은 하베스트 인수건 외에 2건의 물량을 별도 계약 없이 몰아줘 '권력형 비리'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 어이없는 1조원 부채인수…갈수록 밑 빠진 독정부가 석유·가스 생산광구와 오일샌드를 다량 보유했다며 캐나다 에너지업체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석유공사가 2009년 당시 부채 비율이 2,000%였던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투입한 돈은 4조 3,000억 원으로 지금까지 알려졌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당시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하베스트의 부채 1조 1,000억 원 가량을 함께 떠안기로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베스트에 들인 돈은 5조 4,000억 원 정도로 급증했다. 하베스트는 자금회수율이 매우 낮아 이 가운데 상당금액이 허공으로 사라질 공산이 크다.
이 가운데 하베스트사의 요청으로 계획에 없이 인수한 자회사인 날(NARL·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은 인수대금 1조 3,000억 원에 지금까지 투입한 비용까지 합치면 총 2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매각이 진행 중인 날의 예상 매각 가격은 600억~7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야당 관계자는 "이건 껍데기만 남은 수준이 아니라 아예 껍데기도 없는 회사를 인수한 꼴이 됐다"며 "정상적인 인수과정이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국정조사 의지를 밝힌 이후,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의 증언과 자료들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새누리당이 여야를 떠나 부패비리 척결에 동참하는 것만이 국민의 의심과 분노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일 것"이라며 국조에 대한 압박수위를 연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부유출 자원외교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노영민 의원은 하베스트 등 현지를 직접 방문해 비리 의혹을 파헤칠 예정이다.
◈ 'MB집사 아들 근무' 메릴린치에 물량 몰아주기석유공사는 또 청와대 연루 의혹을 사고 있는 메릴린치에 대해 물량을 대거 몰아주기도 했다.
부실 자원외교의 가장 큰 의혹 중 하나인 하베스트 뿐 아니라 미국 앵커와 이글포드 영국의 다나 등도 메릴린치가 자문을 맡아 거래가 성사됐다.
메릴린치와 관련해서는 새정치연합 부좌현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당시 메릴린치 김영찬 서울지점장이 속칭 이명박 집사로 불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아들이었다"며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새정치연합은 석유공사가 지난 5년간 총 18조 원대를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12조 이상이 메릴린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했다.
이들 투자에 따른 회수율이 5% 안팎에 그치고 있는 전형적인 '국부유출'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계약 이후 다나와 이글포드 등 다른 두건에 대해선 별도로 자문 계약을 맺지도 않으면서도 자문료는 건별로 총 250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애초 하베스트 건으로만 계약을 한 게 아니라 전반적인 해외자원개발 인수합병(M&A)에 대해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그렇게 때문에 건별로 별도의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