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최현우, 배우 송창의
상대의 심리를 읽어내는 심리학이 최근 대중문화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려면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심리학은 그동안 전문가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심리학에 대한 관심과 지식으로 무장한 창작자가 직접 콘텐츠 생산에 관여하면서 심리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공연 등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마술사 최현우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하고 있는 매직콘서트 '더 브레인'은 '멘탈매직'을 표방한다. '멘탈매직'은 세계적인 마술 트렌드로, 마술에 심리학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영화 '나우 유 씨미: 마술사기단'에서 멘탈 스틸러인 우디 해럴슨이 사용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공연은 미녀의 몸통이 잘리고, 모자를 벗으면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마술이 아니다. 단순히 트릭과 장비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마술사와 관객 사이의 심리게임에 집중한다. 공연 중 관객이 머릿속으로 생각한 물건이 실제 무대 위에 등장하거나, 착시효과를 이용해 무대에 오른 관객이 한 명씩 사라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는 식이다. 관객은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면서 지적 유희를 즐길 수 있다.
최현우는 '멘탈매직'의 바탕에 '멘탈리즘'이 있다고 말한다. "멘탈리즘은 심리학과 최면, 독심술, 말하기 트릭 등을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행동을 예측하는 거예요." 그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건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만 할 수 있는 초능력의 영역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멘탈리즘은 결코 초능력이 아니"라고 했다.
오는 23일부터 OCN에서 방송하는 드라마 '닥터 프로스트'는 '힐링 심리 수사극'을 지향한다. 강력계 형사 '남태봉'(성지루 분)을 도와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천재 심리학자 '닥터 프로스트'(송창의 분)의 활약상을 그린다. 이때 '닥터 프로스트'가 사용하는 방법이 심리 분석. '닥터 프로스트는 0.2초 만에 범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덕분에 용의자의 심리를 파악해 범행 동기를 밝혀내고, 범죄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동명 웹툰이다. 시즌 1(2011~2012년)에 이어 2013년부터 시즌 2를 연재하고 있다. 웹툰이 인기몰이를 하고 이번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데는 만화가 이종범의 전문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이종범은 만화에 심리학적인 지식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뻔하고 식상한 내용의 만화에 실망한 독자를 대번에 사로잡았다. 어려운 심리학과 대중적인 만화의 절묘한 조화인 셈이다.
극중 '닥터 프로스트'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전두엽을 다쳐 사랑, 슬픔, 동정 등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한 인물이다. 드라마에도 알코올성 단기 기억상실증, 연예심리, 거짓말 등 마음의 병에서 비롯한 범죄가 자주 그려질 예정이다. 그래서 제작진은 "상처 입은 현대인을 위한 힐링 심리 수사극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