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운명' SK 김선형(5번)이 23일 동부와 홈 경기에서 상대 가드 안재욱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잠실=KBL)
서울 SK와 원주 동부가 공동 2위 맞대결에서 뜨거운 명승부를 펼쳤다. 치열한 승부는 천국과 지옥을 오간 두 팀 가드에 의해 갈렸다.
SK는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동부와 홈 경기에서 연장 끝에 69-68, 1점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6연승을 달린 SK는 13승4패로 동부(12승5패)를 밀어내고 1위 울산 모비스(15승3패)에 1.5경기 차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양 팀 가드에 의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SK 간판 김선형(26 · 187cm)과 동부의 재간둥이 안재욱(27 · 175cm)이었다. 극과 극을 오간 두 가드의 희비에 승부도 갈렸다.
▲김선형, 뼈아픈 실책-안재욱, 통렬한 3점포먼저 지옥을 경험한 선수는 김선형이었다. 김선형은 50-57로 뒤진 4쿼터 2분 15초께 아군 진영에서 드리블로 속공을 시도하다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 공은 상대 데이먼에게 연결돼 손쉬운 노마크 덩크로 이어졌다.
추격의 고삐를 당기려던 SK로서는 뼈아픈 실책이었다. SK는 전반을 26-41, 15점 차로 뒤졌지만 3쿼터 대반격을 이루며 6점 차로 따라붙었던 터였다. 점수를 5점 이내로 좁힐 기회에서 오히려 9점 차로 벌어진 아쉬운 순간이었다.
안재욱은 먼저 천국을 맛본 선수였다. 안재욱은 동부가 57-59로 쫓긴 4쿼터 종료 5분 33초 전 통렬한 3점포를 터뜨렸다. 상대 거센 추격의 기세를 꺾은 한방이었다.
앤서니 리처드슨이 공을 갖고 있는 사이 골밑으로부터 달려나와 오른쪽 측면으로 달린 움직임이 돋보였다. 점수를 5점으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을 장포였다.
▲안재욱, 뼈아픈 실책-김선형, 통렬한 3점포하지만 이 경험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먼저 천국을 다녀온 안재욱은 지옥을 맛봤다. 경기 종료 불과 16.3초 전이었다.
동부가 64-61로 앞선 가운데 동료의 패스를 받은 안재욱의 발이 중앙선을 밟고 말았다. 하프라인 위반으로 공격권이 동부에서 SK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공만 돌리면 됐던 동부였지만 상대 공격을 수비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김선형 역시 극과 극 체험이 시작됐다. 마지막 공격에서 김선형은 김민수의 패스를 받자마자 돌고래처럼 솟구쳐 3점포를 쏘아올렸다. 공은 백보드를 맞고 그대로 림을 통과했고, 체육관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극적인 동점 3점포였다. 경기 종료를 불과 12.4초 남겨둔 가운데 터진 한방이었다.
과감한 김선형의 장거리포에 분위기는 완전히 SK로 넘어왔다. 결국 SK는 연장에서 애런 헤인즈(28점 12리바운드)의 맹활약을 앞세워 1점 차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선형(12점 7리바운드 6도움)의 동점포가 아니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승리였다. 반대로 동부는 안재욱(9점)의 뼈아픈 실책이 아니었다면 맛보지 않아도 됐을 패배였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두 가드에 두 팀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던 경기였다.
인천 전자랜드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72-68로 역전승했다. 4연승으로 단독 5위(7승10패)가 됐다. 3연승이 무산된 KGC는(6승11패)는 부산 kt(7승11패)에 밀리며 공동 5위에서 공동 7위로 밀렸다. kt는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79-66으로 이겼다. KCC는 7연패 수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