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극장가에 불어닥친 '인터스텔라' 흥행 광풍이 코앞으로 다가온 성수기 극장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인터스텔라의 1,000만 관객 동원을 점치는 목소리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비수기로 불리는 11월 극장가에서, 더구나 외화 한 편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다는 것은 기존 통계를 모조리 허무는 큰 사건이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전날 전국 1,051개 스크린에서 4,271회 상영돼, 13만 5,39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6일 개봉한 이래 전날까지 인터스텔라가 동원한 관객은 모두 714만 6,053명. 인터스텔라는 3주째 1위 자리를 지키며 '명량' '겨울왕국'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수상한 그녀'에 이어 올해 700만 관객을 넘긴 다섯 번째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앞의 영화들이 모두 극장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이나 겨울에 개봉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비수기 극장가를 휩쓴 인터스텔라는 돌연변이라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영화 칼럼니스트 김형호 씨는 "지금까지 극장가 비수기에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9월 13일 개봉) 밖에 없다"며 "비수기에, 그것도 아이맥스 상영 이슈로 관객을 모으는 인터스텔라의 흥행세는 거의 '아바타' 급"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은 예상 범위 밖"이라고 했다. 단 한 편의 외화가 여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모두 제끼고 극장가를 독식 중인 지금 상황은 통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의미다.
김 씨는 "지난 여름 '명량'이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뒤부터 올가을에는 특히 외화가 강세를 보였는데, 인터스텔라의 영향으로 외화 안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면 인터스텔라의 관객수가 1,000만 가까이 될 텐데, 이는 3일 개봉하는 외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의 흥행에도 파트너십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스텔라는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다음달 중순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극장가 성수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김 씨는 내다봤다.
이 때는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과 선호도 높은 시리즈물인 '호빗: 다섯 군대 전투'(이하 호빗3)가 17일 나란히 개봉해 정면 대결을 벌인다.
김 씨는 "국제시장과 호빗3는 모두 가족 관객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같은 시장을 두고 맞붙는 셈"이라며 "호빗3의 전편이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시리즈물의 마지막 편은 그보다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인터스텔라의 흥행세가 다음달 초까지 지속될 경우 지난 여름 명량의 경우처럼 외화에 대한 관객 수요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따라서 외화보다는 한국영화로 관객이 옮겨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제균 감독과 워너브라더스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올겨울 국제시장과 호빗의 경우처럼 윤 감독이 연출한 '색즉시공'과 워너브라더스의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이하 반지의 제왕2)이 2002년 12월 개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RELNEWS:right}
김 씨는 "2002년 12월에는 반지의 제왕2와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가족 관객을 두고 정면승부를 벌이는 사이, 색즉시공이 틈새를 공략하는 분위기였다"며 "올겨울에는 윤 감독과 워너브라더스가 같은 시장에서 제대로 한판 붙게 됐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