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신인 세터 황승빈은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와 호흡 면에서는 주전 세터 강민웅보다 낫다는 평가다.(자료사진=대한항공 점보스)
'천국'과 '지옥'을 맛보기까지 단 2경기면 충분했다.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의 신인 세터 황승빈은 프로 데뷔 첫해 1라운드부터 주전 세터 강민웅과 교체 투입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서히 경기 출전 시간을 늘려온 황승빈은 2라운드 만에 처음으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황승빈은 지난 23일 현대캐피탈과 경기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대한항공의 3연패 부진을 끊었다. 그러자 김종민 감독은 26일 한국전력과 경기에도 황승빈을 먼저 투입했다. 주전 세터 강민웅이 최근 흔들렸고,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와 호흡이 좋다는 점에서 김종민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황승빈의 대학 시절 경기 모습부터 지켜봤다는 김종민 감독은 "토스를 잘하는 것보다 경기 운영이 좋은 선수"라며 "산체스와 잘 맞는다. (곽)승석이랑도 잘 맞는다. (신)영수와 호흡이 아직 부족한 데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종민 감독은 "승빈이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산체스가 자기랑 호흡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승빈이가 경기에 들어갈 때가 아니라고 했다"면서 "산체스에게 '지난 시즌에는 세터 5명과 경기해봤으니 이번에도 조금 기다려보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황승빈은 김종민 감독의 기대와 달리 2세트 초반 전격 교체됐다. 1세트를 힘겹게 따내긴 했지만 2세트에 1-6까지 끌려가자 김종민 감독은 강민웅을 투입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결국 대한항공은 3세트 만에 승리하며 2연승으로 한국전력과 순위를 맞바꿔 3위로 올라섰다.
"오늘 경기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는 김종민 감독은 "(황)승빈이가 신인이라 겁 없이 해주길 바랐는데 긴장을 해서 그런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으로 민웅이와 같이 경쟁하면서 두 선수 모두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2명의 세터와 경기해야 하는 공격수들의 리듬이 문제지만 잘 맞춰가겠다"고 신인 선수를 향한 기대감은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