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며 축구 전반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민기자
"고집을 버리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4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컨퍼런스'에서 '현대축구지도자에게 필요한 역량과 덕목'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국내 지도자 2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긴 1시간가량 강의한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과 선수의 '유연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은 선수의 운동능력을 향상하고 유지하기 위한 모든 과정을 집합시킨 행위다. 훈련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선수 개개인의 한계치를 고려해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감독은 이 모든 과정을 지휘하고 훈련 성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팀의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얻는 동안 실행 단계에서 성과를 관찰하고 이를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얻은 결과를 평가해 지식을 습득하면 또다시 새로운 목표 설정을 통해 선수와 팀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주문했다.
스스로 경기나 세트 피스 수비 시 지역 방어를 선호한다고 밝힌 슈틸리케 감독은 "각 팀과 선수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알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지도자들이 범하기 쉬운 실수로 'S(ystem·전술)-O(rganization·조직)-S(cheme·계획)'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시스템에 대한 고집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자원이 한 명밖에 없는 팀에서 감독이 스리톱을 원해서 미드필더를 공격수로 끌어올려 경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팀 상황에 맞지 않는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기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 선수들의 강점으로 "조직 내 규율이 잘 잡혀있다"고 꼽은 슈틸리케 감독은 "조직력 유지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맞는 대처 역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훈련이 계획대로 단조롭게 진행될 경우 선수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창의적이고 다양한 훈련 방식과 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제시한 'SOS'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