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이야기를 언론이 불장난쳐
-60% 진실? 40%는 거짓이란 말인가?
-의혹만으로 보도, 의혹공화국 될판
-딸 승마의혹? 父 의혹만 규명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경재 (정윤회 측 변호사)
바로 어제 오전 청와대 비선실세 문건의 핵심인물인 정윤회 씨가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습니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불장난에 춤추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다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정 씨에 대한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고 있는데요. 법률 대리인을 통해서 정윤회 씨 측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이경재 변호사 연결돼 있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이경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정윤회 씨가 어제 검찰에 출두해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 문건의 진위여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 갖고 계십니까?
◆ 이경재> 기본적인 입장은 정윤회 씨가 알지도 못하고 내용 자체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세계일보에 보도된 이후에 이 문건 존재에 대해서 확인을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경재> 문건의 존재여부는 세계일보가 보도를 한 다음에, 각종 언론에 의해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실에서 어떤 경로로 인해서 작성되었다 하는 것을 알게 된 거죠.
◇ 박재홍> 그러면 문건 내용에 대해서도 확인한 게 없으시고요?
◆ 이경재> 세계일보의 보도 내용을 기초로 해서 문건 내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어제 검찰 출두 현장에서 정윤회 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밝혀질 것이다' 이런 말이었는데요. 이 말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될까요?
◆ 이경재> 정윤회 씨는 그동안에 여러 가지 의혹으로 엄청난 고통을 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일반인 사이에서, 술자리에서 그냥 왔다 갔다 하는 얘기는 괜찮지만, 이것을 공론인 언론에서 보도를 하게 되면 이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엄청난 불장난이다, 그리고 이런 불장난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는 취지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나라를 태울 수 있을 정도의 불장난이었다, 문건작성이 불장난이었다, 이런 표현이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경재>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그 문건작성을 지시했던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문건의 신빙성이 60% 이상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 이경재> 저도 잘 봤습니다. 그런데 보고된 내용이 60%가 진실이라면 그건 논리 모순입니다. 사실에 관한 보고는 진이나 위만 있을 뿐이지, 경제 투자할 때 리스크 부담이 60% , 이것은 가능하지만 사실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60%는 진실, 40% 는 허위. 이건 있을 수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그 문건 내용 안에 비선실세들의 활동내역이라든지 여러 가지 내용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60% 이상이 사실이라는 주장 아니겠습니까?
◆ 이경재> 그런데 이것은 검찰에서 밝혀낼 일 아니겠습니까. 자기가 60%는 진실이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반면에 40%는 뭐냐고요. 대단히 정보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예를 들면 보고하는 사람이 이건 보고가 진실이다, 이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그 보고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는 다른 제3자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검증돼야 되고. 조 비서관이 '60%의 진실이다', 이것은 자기가 말을 해 놓고 내 말은 60%는 진실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우를 범하는 거거든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정윤회 씨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박재홍> 그리고 문건을 보도했던 세계일보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고,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도 무고죄로 고소를 하겠다는 입장이시고?
◆ 이경재>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강경대응하는 이유는 뭔가요?
◆ 이경재> 예를 들면 세계일보가 이걸 어떤 식으로 보도를 했는가 하면, '정윤회 씨가 국정운영 개입이 사실이다', '십상시 모임을 주도했다'... 뭐 이런 식의 단정적으로 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국정을 농단한 사람으로 신문지상을 장식한다면 그 충격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걸 보고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냥 이 보도에 의해서 묻혀버리는 겁니다. 압살돼버리죠. 그래서 부득이 취재해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상대로 해서 고소를 한 겁니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만 알고 있고, 현재로서는 고발자가 누구인지, 고발 내용이 무엇인지, 그 다음에 고발하게 된 경위가 어떤 것인지 이런 부분이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파악하고 있는 중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세계일보는 문건 내용을 직접 입수한 언론사이기도 하고, 또 나름 검증된 취재원을 통해서 보도를 결정하지 않았겠습니까?
◆ 이경재> 그런 절차를 거쳐야 되죠. 그런데 이 부분은 세계일보 취재기자들이 공직기강비서실에서 나왔다는 문건을 토대로 해서 기사를 작성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허위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허위에 대한 인식? 무슨 말씀인가요?
◆ 이경재> 그와 같은 문건 하나에 기초해서 보도를 할 수 있느냐, 그렇지는 못하다는 겁니다. 직업 기자로서 가져야 할 A, B, C, D가 충실했다면 이것을 허위일 가능성 이 있다, 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세계일보가 입수한 문건은 아시는 대로 청와대 공문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청와대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대한민국 최고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만든 것이고 그렇다면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 내용 자체도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경재> 저희는 이렇게 생각해요. 지금 세계일보나 여타 일부 특정 언론에서 정윤회 씨 관련한 의혹을 많이 보도했습니다. 각종 의혹을 보도하고 있는데요, 그 내용을 따지고 따지고 들어가보면 전부 의혹의 근거를, 의혹을 보도를 해 놓고는 그 근거가 어디 있냐 하면 이런 의혹이 떠돌더라, 풍문이 있더라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이것은 언론이 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고 봐요. 앞으로 만약에 이와 같이 되면 우리 사회가 의혹공화국으로 갈 수 있을 가능성이 많이 있어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많은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대응도 생각하고 계신 겁니까?
◆ 이경재> 지금 이 논란이 얼마나 소모적인 논란입니까. 누구한테도 이득이 되지 않아요. 이런데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요. 확대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의혹이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경우에는 가능한 여러 가지 법적인, 또는 사실상의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고소인을 그와 같이 자꾸 몰아넣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법적)대리인으로서 제 바람입니다.
◇ 박재홍> 현재 정윤회 씨는 심경은 어떤가요?
◆ 이경재> 민간인으로 지금 조용히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이와 같이 집중적으로 보도하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런데 가족들, 부인을 공격한다거나 더군다나 딸까지 밀착취재해서 별의별 것을 얘기하면 이것은 우리 사회가, 성숙한 사회가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제기되고 있는 정윤회 씨의 딸이 아시안게임 승마대표로 특혜 선발됐다, 이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 이경재>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유망한 국가대표 선수 아닙니까. 이번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아버지의 잘잘못은 규명되면 되는 것이고, 그것과 연결해서 다른 문제까지 거론해서는 안 된다 이거죠.
◇ 박재홍> 그런데 승마단체라든지, 그 과정에서 비선실세로서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 때문에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 이경재> 어떤 정황이 있다는 겁니까. 자꾸 그런 의혹이 있지 않느냐 그러면 어떻게 대응을 합니까. 적어도 균형잡힌 생각을 가지고, 예를 들면 이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잘못될 수 있다 라는 그런 관점에서 왜 살펴보지 않냐고. 그렇다면 적어도 금도 있는 언론이라든지 이런 쪽에서는 균형잡힌 사고를 해 주시면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 박재홍> 궁금한 게 있는데요, 정윤회 씨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에게 연락을 수차례 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윤회 씨는 청와대 비서관의 연락처를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 이경재> 지금 앵커께서 말이죠, 검사의 역할을 하시려고 하지 마십시오. 지금 현재 그 부분에 관해서는 검찰에서 조사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