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심판은 사람이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심판의 실수를 이해해야만 한다? 오심에 대한 변명으로는 진부한 논리다. 하지만 100% 잘못된 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기계가 판정을 하지 않는 이상 그렇다.
실수를 어떻게 줄여나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치부를 드러내야 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 다음에 발전을 논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9일 '토크어바웃레프리(Talk about referee) 2' 이벤트를 통해 2014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경기의 판정 현황과 정확도, 심판에 대한 징계 현황을 가감없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연맹이 심판과 관련된 이벤트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시스템 소개와 룰 설명이 주를 이뤘던 지난 1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실제 리그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배정부터 분석까지 심판 운영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했고 더 나아가 판정 정확도와 징계 현황 등 민감한 부분까지 공개했다.
이렇게까지 세부적인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K리그 14.6경기 중 1경기 꼴로 오심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의 총 410경기 중 28경기에서 25명의 심판이 33차례 징계를 받았다.
판정 정확도는 88.2%로 2013시즌의 86.8%보다 소폭 나아졌다. 오프사이드와 파울 관련 판정의 정확도는 각각 94.7%, 94.4%로 높은 편이었으나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페널티킥 판정의 정확도는 75.6%로 비교적 낮았다.
33경기는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88.2%의 정확도도 아쉽기만 하다. 중요한 점은 연맹 스스로가 자료를 공개했다는 점이다. 치부를 드러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토크어바웃레프리'를 해야 하는가를 두고 내부에서 고민이 있었다"며 "심판 판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동시에 심판들이 이처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앞으로 더 공정한 경기 운영을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최근 판정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타 종목이 참고할만 하다. 특히 프로농구는 수년 전부터 판정 논란 때문에 신뢰를 잃어가고 있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외칠 뿐, 실제로 오심 현황이 어떻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해왔다.
{RELNEWS:right}발전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 '토크어바웃레프리 2'를 통해 보다 더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프로축구계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