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왼쪽)와 손아섭. (자료사진=황진환 기자/롯데 자이언츠)
이번 겨울은 유독 뜨겁다. FA 시장에서는 무려 630억원이 오가더니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도 '억'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그렇다고 차가운 겨울을 보낼 선수들은 아니다. 오히려 각 팀, 아니 프로야구 최고 선수들로, 유난히 돈으로 뜨거웠던 이번 겨울의 대미를 장식할 선수들이다. 바로 김현수(두산)와 손아섭(롯데), 최형우, 박석민(이상 삼성), 그리고 양현종(KIA)이다. 현재 FA와 한국으로 돌아온 해외파를 제외한 최고 연봉은 지난해 최정(SK)과 올해 박병호(넥센)의 7억원. 과연 이 기록은 깨질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현수다.
프로 통산 타율 3할1푼7리로 자타공인 프로야구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2푼2리, 홈런 17개로 두산 타선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연봉은 4억5000만원. 두산은 최근 내야수 오재원의 연봉을 2억3000만원이나 올려줬다. 같은 인상액이면 6억8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김현수는 예비 FA라는 프리미엄까지 있다. 두산도 다음 FA 시장에서 김현수를 "무조건 잡겠다"는 입장이기에 연봉을 대폭 올릴 가능성이 크다. 두산 관계자도 "예비 FA에 맞는 연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예비 FA는 바로 박석민이다. 박석민은 3년 연속 3할 이상에 두 자리 홈런을 때린 부동의 3루수다. 올해는 처음으로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게다가 FA 자격까지 얻을 예정이다.
하지만 김현수급 연봉 대박은 없을 전망이다. 삼성이 "예비 FA 프리미엄은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난해 3할1푼5리에 홈런 27개를 친 만큼 그에 걸맞는 연봉은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SK)을 기준으로 세운 선수들도 있다.
손아섭은 2013년 3할4푼5리, 2014년 3할6푼2리의 고타율을 찍었다. 프로 통산 타율도 3할2푼4리다. 그럼에도 연봉 협상은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지난해 연봉은 4억원. 이번에는 제대로 대우를 받겠다는 각오다.
일단 동기생인 김광현(SK)의 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출발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역시 "팀 간판인 만큼 섭섭하지 않게 대우해주겠다"는 생각이다. 팀 성적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지만, 롯데가 팀 분위기 개선을 위해 큰 돈을 쓸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동기생 양현종(KIA) 역시 김광현이 기준이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뒤 3억3000만원을 올려받았다. 양현종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팀에 남았기에 이에 상응하는 인상액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도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로 준수했다. 양현종의 지난해 연봉은 1억2000만원.
KIA도 양현종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고심 중이다. KIA 관계자는 "개인 성적도 괜찮았고,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팀에 잔류해준 점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손아섭과 마찬가지로 팀 성적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