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에서 황기철 역을 맡은 유오성(사진=KBS 제공)
배우 유오성이 드라마 '스파이'에서 북한 공작원 역을 연기하는 소감을 전했다.
6일 오후 2시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에서는 KBS 2TV 새 금요 미니시리즈 '스파이'의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난 유오성은 작품에 임하는 각오와 북한 공작원 캐릭터를 연기 중인 소회를 털어놨다.
이날 유오성은 "다른 배우들은 다 남쪽 식구들인데 나만 북쪽 식구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황기철은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이자 조국과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고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이어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돈 혹은 비자금을 확보하려는 인물로 알고 있다"라며 "남과 북이라는 한정된 영역 안에 존재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제 3세계로 탈출을 꿈꾸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에서 유오성은 혜림(배종옥)이 계획한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후 27년간 복수를 꿈꿔온 노동당 대외 연락부 소속 공작원 황기철을 연기한다. 그는 혜림의 아들 선우(김재중)를 포섭하려 들면서 갈등을 고조시킬 예정이다.
유오성은 또 북한 공작원 이야기를 다룸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념적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스파이'가 이념 갈등 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는 것.
그는 "90년대 말미에 '간첩 리철진'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도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였다"면서 "나는 80년대 학번이다. 아직도 '빨갱이'라는 호칭은 종북으로 포장된다. 이는 정치권에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또 일반 대중을 호도하려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건 현실적인 부분이다. 드라마는 사람답게 살고 싶은 것에 갈망하는 이야기를 담는다"라고 말했다.
배우 유오성(왼쪽부터), 배종옥, 김재중, 박현석 감독, 고성희, 조달환, 류혜영, 김민재가 6일 오후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에서 열린 KBS 금요 미니시리즈 ‘스파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유오성은 또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드라마는 의미가 있다. 공영방송 KBS에서 2시간이나 시간을 할애받았기 때문"이라면서 "그 자체가 부담일 수도 있고 책임감이 따른다. 하지만 감독의 연출과 작가의 대본을 믿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보실 때 이 작품이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스파이'는 영국 가디언지가 '2014년 당신이 놓쳐선 안 되는 세계 드라마' 중 한 작품으로 선정한 바 있는 이스라엘 드라마 '마이스(MICE)'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아들을 위해 목숨을 건 도박에 나선 '전직 북한 정보원' 어머니와 어머니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난 '국정원 대북정보 분석팀 요원' 아들이 펼치는 긴장감 넘치는 '신개념 가족 첩보 드라마'를 표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