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찬휘(사진=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소찬휘에게 새해는 누구보다 특별하다. 90년대 가요계 스타들을 소환한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영향으로 주가가 치솟아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6일 새 싱글 '글래스 하트(Glass Heart)'까지 발매하면서 기분 좋게 활동을 시작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순간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소찬휘는 "처음 데뷔했던 신인 시절에도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라며 무척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토토가' 이후 알아보는 젊은 분들이 늘었다"는 소찬휘는 "그동안 내 이름은 아는데 얼굴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편하게 다녔었다. 그런데 이제는 한 번에 알아보시더라. 그게 가장 달라진 점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소찬휘는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가창력을 선보였다.(사진=MBC 제공)
◈ "예능 울렁증…'토토가' 출연 전 걱정 많았죠"소찬휘에게 '토토가'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하지만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워낙 예능감이 없는 성격이라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고민할 시간도 부족했다. 녹화 하루 전 연락이 왔고, 전날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한 탓에 정신없이 '무한도전' 제작진과 마주해야 했다.
"장기자랑 같은 거라도 시키면 어떻게 하나. 난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인데…. 걱정이 정말 많았어요.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했고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시간이 제법 늦었고 다음날 아침에 또 스케줄이 있으니까 일단 빨리 따라갔죠. (웃음)"
그가 따라간 곳은 어두침침한 조명의 인근 노래방. 소찬휘는 그곳에서 자신의 히트곡 '티어스(Tears)'와 '현명한 선택'을 특유의 시원한 고음으로 열창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그로부터 2주 후 처음 전파를 탄 '토토가'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추억의 가수들을 접한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고, 이후 본 무대의 전국 시청률은 20%대를 돌파했다. 결과적으로 음원 차트는 물론 문화계 전반으로 90년대 열풍이 불었다.
"방송 후 생각지 못했던 뜨거운 반응에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젊은 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세요.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유재석 씨가 제 본명인 '김경희'를 다시 찾아줬다는 거죠. (웃음) 많은 분이 댓글에 '경희 씨', '경희 누나'라고 부르더라고요. 제가 유재석 씨와 친해진 걸 부러워하는 분들도 많던데요?"
(사진=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토토가' 출연으로 인기만 얻은 건 아니다. 활동 당시에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던 동료들과의 친분을 쌓게 된 것도 소찬휘에게는 큰 자산이 됐다. '토토가' 무대 후 단체 채팅방을 통해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고, 새해 첫날에는 션, 김현정, 쿨 김성수와 함께 봉사활동도 다녀왔다고 한다.
"정준하 씨가 출연진들의 번호를 다 모아서 채팅방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서로 재미있는 글이나 사진을 공유하면서 자주 연락하는 중이죠. 터보 김정남 씨와 지누션의 션 씨가 가장 말이 많아요. 션 씨는 봉사활동 글을 자주 올리는 편이고요. 오히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조성모, 이정현 등은 '네'하고 쫓아가는 분위기죠."
(사진=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제공)
◈ "미련하게 해온 음악…'티어스'는 애증의 곡"소찬휘는 "삶에서 음악이 80%를 차지한다. 그만큼 미련하게 음악을 해왔다"고 했다. 취미가 뭐냐고 물어도 딱히 말할 게 없을 정도라고. 이번에 발표한 신곡 '글래스 하트'도 '토토가'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급조'한 노래가 아니다.
"저는 1년에 한 번 씩은 꼭 신곡을 내고 싶어 하는 가수 중 한 명이에요. 이번 신곡도 가을부터 준비한 노래죠. 사실 제가 곡을 선택한다고 하면 대부분 높고 부르기 힘든 곡들을 주시는 편인데 이번엔 조용하게 사람들과 소곤거릴 수 있는 발라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했어요."
그의 설명처럼 '글래스 하트'는 잔잔한 발라드 곡이다. 이별 후 찾아온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 노래로 소찬휘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잠시 접어두고, 감정의 절제를 통해 감성적인 발라드곡을 탄생시켰다. 특히 이번 곡은 '티어스'의 작곡가와 작사가가 다시 의기투합해 완성해 의미가 남다른 곡이다.
"저에게는 '티어스'가 애증이기도 해요. 벗어나고 싶은 생각도 들죠. 스스로 그 곡이 너무 세서 이후에 뭘 내놓아도 안 된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신곡 홍보 차 라디오에 나가도 '티어스'를 불러주길 원하세요. 그래서 전 제가 해야 할 음악과 하고 싶은 음악을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글래스 하트'는 소찬휘에게도 이렇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있구나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아요. 그게 가장 바라는 점이죠."
소찬휘는 마지막으로 새해 목표과 '토토가' 이후 행보도 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조만간 다시 정기 검진을 받을 생각이에요. 건강이 참 중요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안 좋으면 노래를 할 수 없으니까요. 술은 재작년부터 절제를 해왔으니 이미 성공한 것 같고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