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아, 우리도 쏠 때는 쏴야 해' 프로농구 최고 빅맨으로 꼽히는 김주성은 센터도 외곽슛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모비스 함지훈의 수비 속에 외곽슛을 시도하는 모습.(자료사진=KBL)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기둥 김주성(36 · 205cm)이 3점슛까지 장착했다. 데뷔 후 최고의 슛 감각을 보이고 있다.
김주성은 2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원정에서 15점 4리바운드 5도움의 활약으로 84-82 신승을 이끌었다. 지난 17일 서울 SK와 원정 패배의 아쉬움을 날린 짜릿한 승리였다.
특히 김주성은 이날 승부처에서 연속 3점슛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70-72로 뒤진 4쿼터 종료 3분37초 전 역전포를 꽂은 김주성은 역시 72-75로 뒤진 종료 2분50초 전에도 통렬한 동점포를 터뜨렸다. 돌파하던 앤서니 리처드슨의 패스를 받아 상대 진영 왼쪽 사이드에서 날린 외곽포였다.
김주성의 슛이 아니었다면 질 뻔한 경기였다. 뒤진 채 시소 경기에서 나온 알토란 3점포가 추격의 발판이 됐다. 이날 동부는 종료 1.2초 전 터진 리처드슨의 결승골로 극적인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이날 김주성은 3점슛 3개를 시도해 2개를 넣었다. 웬만한 슈터 부럽지 않은 성적이다. 그것도 4쿼터 접전에서 터진 천금포였다. 특히 김주성은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 3점슛(2개, 역대 3회)의 기염(?)을 토했다.
▲개인 역대 최고 3점포 기록 "빅맨도 외곽슛 던져야"사실 김주성은 주로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맡는 빅맨이다. 3점을 쏠 일이 별로 없다. 지난 2002-03시즌 데뷔 후 13시즌 통산 29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도 24.6%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성공률이 무려 40%에 이른다. 리그 18위다. 물론 시도는 많지 않다. 그러나 올 시즌 8개를 성공시켜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신기록을 썼다. 이전까지는 08-09시즌 7개(성공률 35%)가 최다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단 김주성은 "슈터로 변신하는 게 아니냐"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이어 21일 활약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쏜 것"이라면서 "오히려 이후 쏴야겠다고 생각하니까 안 들어가더라"며 웃었다.
'국내외 최고 장신 3점 슈터' 국보급 센터 서장훈(왼쪽)과 재키 존스는 역대 프로농구에서 가장 외곽슛이 좋았던 빅맨들로 꼽힌다. 존스는 통산 경기당 1.8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자료사진=KBL)
그럼에도 심상치 않은 변화다. 김주성은 "사실 평소 3점슛 훈련은 하지 않는 편"이라면서도 "그러나 빅맨도 외곽슛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농구계 흐름에 따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프로농구(NBA)도 더크 노비츠키(213cm, 댈러스) 등 장신들의 외곽포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김주성은 "최근 KBL은 수비자 3초 제한도 없어져 더블팀 등 골밑 수비가 두터워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집중 견제가 되는 빅맨의 외곽슛은 상대 수비를 분산시켜 골밑 허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외국인 빅맨과 역할을 바꿔갈 수도 있다.
역대 토종 센터 중에는 서장훈(41 · 은퇴)이 가장 외곽슛이 좋았다. 통산 438개 3점슛으로 37위에 올라 있다. 통산 성공률도 36%로 전문 슈터 문경은 SK 감독(39.5%), 부산 kt 조성민(40.3%) 등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김주성은 "앞으로 3점슛 시도를 크게 늘리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들슛 감각이 별로일 때는 한 발 더 뒤에서 쏴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면서 "상황에 따라 쏴야 할 때는 던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