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애니멀즈' 멤버들(사진=MBC 제공)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 경쟁에서 밀려난 MBC가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3명의 PD와 11명의 연예인, 여기에 다양한 동물들까지 총출동하는 '애니멀즈'를 통해 반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22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 새 코너 '애니멀즈'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현철·제영재·손창우 PD와 서장훈, 돈스파이크, 강남, 윤도현, 김준현, 조재윤, 슈퍼주니어 은혁, god 박준형, 소녀시대 유리, 곽동연 등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장동민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애니멀즈'는 시청률 부진 등의 이유로 종영한 '아빠 어디가'의 후속으로 편성된 프로그램이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목장', '곰 세 마리'의 총 세 개의 코너로 이루어진 동물 교감 버라이어티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 (왼쪽부터)돈스파이크, 서장훈, 강남(사진=MBC 제공)
◇ '아마존의 눈물'과 '형님'의 만남, '유치원에 간 강아지'먼저 '아마존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현철 PD의 첫 예능 도전작, '유치원에 간 강아지'가 눈길을 끈다. 아이들과 강아지가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내는 이색적인 유치원 풍경을 담을 계획이다.
멤버 구성도 이채롭다. 최근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중인 전 농구선수 서장훈, 작곡가 돈스파이크, '예능 대세'로 불리는 강남이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유치원을 찾아 여섯 명의 아이들과 강아지를 돌보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서장훈은 "처음 생각했던 그림이나 상황과는 너무 달랐다. 아이들이 이렇게 무서운지 처음 알았고 촬영장에 가는게 겁이 날 정도"라면서 "혼이 빠진다는 말을 절실히 느낀다. 몸이 힘든 건 참겠는지 정신적으로 힘들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막내 강남은 "형님들이 키도 크고 포스가 넘친다. 내가 봤을 때도 웃기는 구도"라면서 "강아지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더라. 어떻게 하면 강아지와 아이들이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노력중이다"라고 전했다.
방송 경험이 부족한 돈스파이크는 "실제 어린이집에 찾아가서 견학도 해봤다. 방송이 처음이라 부담이고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니 스트레스도 받는다"면서 "일단 아이 보는데 열중하고 있다. 최대한 아이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잘 보살피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OK 목장' (왼쪽부터)김준현, 조재윤, 윤도현, 슈퍼주니어 은혁(사진=MBC 제공)
◇ 좌충우돌 동물과의 동거 'OK목장''무한도전'으로 익숙한 제영재 PD가 담당하는 'OK목장'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다. 윤도현, 김준현, 조재윤, 슈퍼주니어 은혁이 모여 양, 당나귀, 돼지, 송아지, 염소, 타조 등 낯선 동물들과 좌충우돌 이야기를 펼친다.
제 PD는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됐다"면서 "멤버들과 동물들이 한 공간에서 먹고 잔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동물도 있다. 서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맏형 윤도현은 코너를 대표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처음엔 굉장히 황당했다. 익숙한 동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면서 "같이 살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1박 2일 동안 촬영해보니 어느 정도 적응이 되더라. 멤버들과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물들의 배설물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때문에 코스모스로 용어를 대체하기로 했다"면서 "동물은 우리가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서열 다툼까지 생기더라. 나도 모르게 타조와 말싸움 하고 있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곰 세 마리'(왼쪽부터)박준형, 유리, 곽동연(사진=MBC 제공)
◇ 삼둥이 인기에 세쌍둥이 판다로 응수, '곰 세 마리''곰 세 마리'는 어찌 보면 '애니멀즈'의 야심작이다. 중국의 국보인 판다, 그것도 세쌍둥이 판다를 등장시켜 동시간대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삼둥이와 맞선다는 전략이다.
개그맨부터 걸그룹까지 멤버도 다양하다. god 박준형, 소녀시대 유리, 곽동연, 장동민이 호흡을 맞춘다.
송창우 PD는 "판다만큼 귀여운 동물이 없다는 생각에서 기획을 시작했다"면서 "역대 4번째이자 그중 유일하게 100일을 넘긴 세쌍둥이 판다다. 기적과 같이 살아남은 모습을 보고 딱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유리는 "걸그룹 멤버는 리얼 버라이어티 출연 제안을 받을 경우 한 번쯤은 고민을 할 거다. 하지만 동물, 특히 판다와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동물은 누구에게나 가깝고, 사랑스런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청자 분들이 채널을 한 번 돌리면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판다는 물론 귀여운 동물이지만, 이들과의 만남이 마냥 쉽지 만은 않았다. 판다가 중국의 국보인 만큼 촬영 시 제약이 많았기 때문. 제작진과 멤버들은 맨몸으로 부딪히는 도전 정신으로 촬영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