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만길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국장은 2015 호주 아시안컵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아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시드니(호주)=오해원기자
“현재 AFC 조직 내 외국인 비중은 한국인이 최고입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이 마지막 열기를 뿜고 있는 지난 25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난 신만길(43)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국장은 밝은 표정이었다. 신 국장의 표정을 통해 기대 이상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린 이번 아시안컵을 평가하는 AFC 내부의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신만길 국장은 “이번 대회는 지난 3년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아직 4경기가 남았지만 흥행도 잘되고 평가도 좋아 대회를 준비하는 관계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결승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사실 호주에서는 축구가 럭비나 크리켓, 테니스에 비해 인기가 많지 않다. 심지어 대회 기간 개최도시 중 한 곳인 멜버른에서는 2015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의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까지 열리면서 흥행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축구 신대륙’ 호주에서 열린 첫 번째 아시안컵은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렸다. AFC는 개막 전 목표 관중을 55만 명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8강까지 치른 현재 집계된 관중은 50만 8000명으로 목표 달성이 유력한 만큼 AFC는 65만명으로 목표를 상향했다. 지난 2011년 카타르 대회 당시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2000명 수준. 하지만 이번 대회는 1만8000명으로 50% 뛰어올랐다.
TV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호응이 더 크다. TV 중계는 8억명을 예상했지만 8강에서 8억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AFC는 목표치를 8억 8000만명으로 늘렸다. 여기에 트위터는 24억건, 페이스북은 750만건으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신만길 국장은 “이러한 지표는 대회 관심도를 입증한다”면서 “이러한 반응은 AFC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 2011년 대회는 칭찬과 불만이 반반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불만보다 칭찬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AFC의 핵심인력, ‘일본’→‘한국’으로 이동
신만길 국장은 2001년 1월 대한축구협회에 입사해 2007년 6월 AFC로 파견됐다. 현재 AFC에서 대표팀 경기국장을 맡고 있다. AFC 파견 후 2011년과 2013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도시 총괄 책임자로, 2014년에는 브라질월드컵 개최도시(쿠이아바) 총괄 책임자로 활약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신 국장은 “2007년에 처음 AFC에 갔을 때 한국인은 3명뿐이었다. 반면 일본은 4, 5명 정도였다”면서 “인원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어느 부서에서 일하느냐”라며 “당시 일본인들이 마케팅과 심판, 경기국장까지 핵심 부서 3곳의 국장을 맡았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완전히 전세가 역전됐다. 신 국장은 “이제는 일본인 직원은 4명뿐이고 부서장을 맡은 것도 심판국 뿐이다”라며 “한국인은 6명으로 늘었다. 6명이지만 AFC 내에서 외국인 직원 중에는 가장 많다. 숫자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훨씬 나아졌다. 경기국과 마케팅, 미디어까지 한국인 직원이 부서장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 국장은 이번 대회의 운영을 총괄하는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아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FC 조직 내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만큼 신 국장을 통해 아시안컵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시안컵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