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한 '슈틸리케호'의 공격 3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골 맛을 못 본 이근호는 개최국 호주와 결승전에서 자신의 힘으로 골을 넣어 55년 만의 우승을 이끈다는 각오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결승에서 지면 지금까지 했던 고생이 물거품 되잖아요. 최대한 투지를 불사르며 즐기려고요.”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은 개최국 호주와 아시안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호주는 조별예선에서 한 차례 맞붙어 승리했던 상대. 하지만 당시 호주는 주장인 밀레 예디낙(크리스탈팰리스)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고,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과 로비 크루스(바이엘 레버쿠젠), 매튜 레키(잉골슈타트)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당시 ‘슈틸리케호’가 1-0으로 승리했지만 100% 완전한 전력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결승에서 다시 만날 호주는 한층 무서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호주의 공격을 이끄는 케이힐이 “한국의 결승진출을 축하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것은 우리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에 케이힐이 있다면, 한국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이근호(엘 자이시)가 있다. ‘슈틸리케호’의 공격 3인방 가운데 가장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경기 성향까지 케이힐과 유사하다. 여기에 결승전을 앞두고 반드시 승리한다는 필승 각오까지 똑같다.
29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레이카트 오벌에서 열린 대표팀 소집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근호는 “결승까지 왔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이긴다는 각오뿐이다. 여기까지 와서 진다면 지금까지 했던 모든 고생은 물거품이 된다. 선두 모두가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가 홈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신이 나서 경기를 할텐데 우리가 그 점을 역으로 이용해야 한다. 우리 역시 결승전을 즐기면서 경기할 것이다. 최대한 투지를 불사르면서 즐기는 경기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근호는 조별예선에서 경험해 본 호주의 장점으로 기동력과 수비 압박, 그리고 제공권의 우세를 꼽았다. 하지만 “우리도 미팅을 통해 호주가 수비 뒷공간이 약하다는 것을 분석했다. 중앙 수비수가 느리기 때문에 뒤로 돌아 뛰는 움직임이 부족하다. 후반에는 기동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가 실수를 줄이고 볼 점유율만 높이면 이런 부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동안 이근호는 중동 팀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중동 팀과 3차례나 맞붙는 가운데 이근호는 침묵하고 있다. 이근호는 “오른쪽 측면에 서면 왼쪽의 (손)흥민이가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에 나까지 같이 나가면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자신의 무득점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