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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연애·결혼…박신혜의 20대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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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연애·결혼…박신혜의 20대 청춘보고서

    "대학생활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어…20대에 누릴 것은 은근히 누렸다"

    배우 박신혜.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역 출신의 성공한 배우, 20대 대표 여배우, 한류 여배우. 모두 배우 박신혜를 칭하는 화려한 수식어들이다. 그러나 누군가 직접 만난 박신혜에 대해 묻는다면, 그 답은 '연예인이 직업인 밝고 명쾌한 26세 청춘'이다.

    졸업 논문을 걱정하고, 언젠가 결혼을 상상해보기도 하는 평범함. 아이러니하게도 그 평범함이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연예계에서 박신혜를 더욱 비범하게 만들고 있었다.

    "평소에는 진짜 철이 없어요. 인터뷰할 때는 신경 많이 쓰는데 일과는 관계가 없으니 제 나이 또래보다 해맑고 즐거운 것 같아요".

    박신혜는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08학번이다. 학교 이야기를 넌지시 물어보니 '아직도 졸업을 못했다'며 아쉬운 표정을 했다.

    "저번 학기에 다녔는데 군대 다녀온 후배가 진짜 민폐라고 그러더라고요.(웃음) 개강총회 때 갔는데 막 병풍 뒤에 누워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야,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이랬는데 이제는 정말 민폐일 것 같아요".

    후배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이야기를 듣다가 배우 박신혜가 아닌 대학생 박신혜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졌다. 2학기에 복학하면 박신혜의 최대 과제는 바로 논문이다.

    "이번 2학기에 들어가면 논문 써야 돼요. 분량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똑같아요. 수업 빼먹고 싶으면 한번씩 빠져주고. 두 가지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학교 갈 때는 학교에 집중하고 그랬는데 후배들하고 있는 게 불편해서 빨리 졸업하려고요". (웃음)

    배우 박신혜.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보통 여배우들이라면 한창 활동해 입지를 다질 20대 초반. 학교 등록만 해놓고 나오지 않는 연예인들도 수두룩하건만, 박신혜는 다른 선택을 했다.

    "순수하게 대학생활을 즐겨보고 싶었죠. 재밌었어요. 공연 작업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지하철 타고 다니고. 스무 살이 돼서 자유를 누리고 싶었어요. 성인이니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했는데 별 게 없더라고요. 오히려 교복이 그리워졌어요. 청소년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큰지, 가끔 생각나면 기분 좋고 즐거워요. 그 때는 (교복이) 지겨워서 벗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나이에 걸맞는 삶을 누려야 한다'는 인식은 가수 이승환의 영향을 받았다. 박신혜는 과거 이승환이 세운 기획사 드림팩토리에 몸 담았었다. 아직도 그는 이승환을 '공장장님'이라고 부른다.

    "학창 생활을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웠어요. '공장장님'이 '학생 때는 네 나이에 맞게 생활하는 게 맞다'고 하시면서 인식을 바로 잡아 세워주셨어요. 연예계 생활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죠. 부모님과 매니저의 바람도 컸어요. 제가 굳이 싫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거예요. 연예계 친구들도 많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밑받침이 됐어요".

    박신혜는 잠시 쉬어간 대학생활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동기 연예인들이 왕상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며 제 선택이 잘못됐었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나 그랬다면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제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고 나름대로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깨달았어요. 그 시간이 없었으면 '미남이시네요'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제 여권에 도장이 많이 찍힐 일도 없었겠죠? 갑자기 삶이 확 바뀌어서 정말 재밌고 감사한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누릴 것은 은근히 누려봤다'는 것이 박신혜의 전언이다. 여행도 가고, 클럽에서 춤도 춰보고, 친구들과 맥주도 마셔보고. 남들 해보는 건 안 해본 것이 없다.

    배우 박신혜.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세번 갔다는 강남 유명 클럽 이름을 말할 때는 장난기가 넘쳐 흘렀다. '알아보지 않아요?'라고 질문을 던지자 '알아봐도 뭐 어때요'라는 당당한 대답이 나왔다.

    "가서 나쁜 짓 안하고 음악 듣고, 춤추는 거 좋아하는 건데요. 가끔은 스트레스도 날려줘야죠. 친구들과 맥주 마시는 것도 좋아해요".

    물론 연애도 해봤다. '이제는 없다고 하면 뻥 아닌가요?'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이 제법 숙녀다웠다.

    "연애는 알게 모르게 한번 쯤은 있었죠. '피노키오'에서 달포와 이별하는 장면에서 누군가와 마음을 함께 하다 정리하는 슬픔을 알겠더라고요. 그 장면 촬영할 때 유독 많이 울고, 마음이 아팠어요. 전 연애 스타일이 진짜 이기적이에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을 무시하지 못하겠어요. 제가 할 일이 생기면 일에 치우치고, 서로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맞추는 것이 어려워져요. 신경을 못 쓰니까 미안하죠. 그런 감정이 쌓이면 서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결국 노력인건데, 그 노력을 못했으니까요".

    가끔 결혼한 친구들을 보면 결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기도 한다. 기겁을 하면서도 마냥 철없이 있으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을 느낀단다. 그런 점에서 음식점을 하시는 부모님은 박신혜의 부부 롤모델이다.

    "예전에는 친구처럼 지낼 수 있게 아기랑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도 결혼하면 우리 부모님처럼 살아야지' 했는데 여권에 그렇게 도장이 많이 찍히다보니까 더 많이 보고 싶고, 느껴보고 싶더라고요. 결혼 생각이 자연스럽게 뒤로 밀렸어요".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상은 바로 아버지.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어머니를 닮고 싶다.

    "아빠같은 스타일이 제 이상형이에요. 그런데 아빠같은 남자는 우리 엄마 같은 여자가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아빠도 멋있고 훌륭한 남자지만, 그 훌륭한 남자를 뒷받침 해주는 건 우리 엄마잖아요. 우리 엄마같은 여자가 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요. 아직 진짜 멀었죠. 저희 엄마 보시면 느끼실 거예요 애교 많고, 사랑스럽고, 말도 예쁘게 하시고. 저는 성격이 다혈질이고 직선적이라 도저히 안될 것 같아요".

    배우 박신혜. (솔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느 새 데뷔 12년 차인 박신혜의 경력은 웬만한 중견 배우 못지 않다. 얼굴이 예전 같지 않다며 하소연을 하는 모습까지도 연륜이 느껴졌다.

    "제가 잘 붓는 체질이거든요. 신장이 좋지 않은 것이 가족 내력이라 아침에는 백방 부어요. 어렸을 때는 자주 부으니까 쌍꺼풀 수술해서 눈 붓는 거라는 얘기도 들었었어요. (웃음) 그래서 아침에 첫 신 있으면 진짜 너무 싫어요. 밤에 화장지우고 나서는 다크서클 안 내려와 있으면 다행이죠. 예전엔 그나마 안 생겼었는데 이제는 생기더라고요. 왜 언니들이 어렸을 때부터 관리 잘해야 된다고 하는지 알았어요".

    연예면을 자주 본다고 하지만 사회부 기자를 연기한 내공 덕분인지 사회면 이슈도 빠삭하다.

    "기사는 연예면을 많이 보고 정치면을 많이 봐야 하는데 솔직히 관심이 안 생겨요. 너무 어렵고, 이 싸움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조금 더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죠. 소외계층 친구들, 학교 폭력, 아동학대 문제 등이요. 아동법은 강화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읽은 기사 중에서 난로가 고장이 났는데도 지원금이 나오지 않아 이불을 7겹 깔고 주무시는 할아버지에 대한 기사를 봤어요.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봄이 오면 박신혜는 이번에야말로 벚꽃축제에 가보고 싶다. 그렇지만 상반기는 해외 스케줄로 바쁘다. '피노키오' 이후 잠시 휴식기간을 가졌다가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투어를 시작한다.

    "벚꽃축제를 한번도 느껴보지 못해서 가보고 싶어요. 일하면 저녁에 끝나기도 하고, 남자친구와 가서 사진찍고 싶은데 못하니까 배아파서 가기가 싫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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