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때가 엊그제 같은데...' 9일로 개막까지 꼭 3년을 남긴 평창동계올림픽. 그러나 정부와 조직위원회, 강원도 등 주체들의 의견 갈등으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 2011년 유치 확정 당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모습.(자료사진=강원도청)
'동계스포츠의 대축제' 2018 평창올림픽 개막이 9일로 꼭 3년을 남겼다. 이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강원도 평창에서 'G(Game)- 3년, 미리 가 보는 평창' 행사를 열어 성공 개최를 기원한다.
실제 개막식이 열릴 대관령 고원 전지훈련장에서 '미니 올림픽 개회식'과 스피드스케이팅 전설 이규혁의 홍보대사 위촉식 및 성공다짐 타임캡슐 등의 이벤트를 연다. 조양호 평창조직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이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유치 확정 당시의 장밋빛 미래보다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개폐회식은 물론 시설에 대한 준비가 미흡해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작 드라마는 5년 전부터 준비하는데…"특히 문체부와 조직위, 강원도 등 대회를 준비해야 할 주체들 사이에 의견 조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일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정부가 확실한 지원책을 주지 못하는 가운데 조직위와 강원도는 재원 마련에 발을 동동 구르는 현실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8일 평창에서 체육기자단과 만찬을 열고 대회 준비 지연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지사는 MBC 사장 시절을 떠올리며 예를 들었다. "방송국에서 대작 드라마를 준비할 때는 5년을 내다보고 작업에 착수한다"면서 최 지사는 "하지만 평창올림픽은 국가대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개폐회식 감독조차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 6일 평창올림픽 담당 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오는 5월 16일 D-1000일에 맞춰 개막식 연출 총감독을 발표할 것을 목표로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개막식임을 감안하면 너무 늦다는 지적이다.
▲"낭비는 안 되지만 무턱댄 예산 삭감은 더 큰 재앙"
'열심히는 하고 있습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8일 스키점프대 전망대에서 대회 준비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평창=임종률 기자)
경기장 등 시설에 대한 준비도 마찬가지다. 이날 조직위의 브리핑에 따르면 신설 경기장 공정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대회 직전까지 부실 공사 논란에 직면했던 소치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강릉에 건설 중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철거와 존치를 놓고 여전히 의견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문체부는 철거 쪽으로 기울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사후 훈련장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지사는 "유명 테마파크 회사에서 인수 제안이 오기도 했다"면서 "정부에서 빨리 방침을 정해야 일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촌과 미미어 숙소 등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면서 "유치 확정부터 지금까지 4년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처럼 개막까지도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강원도 지역 고참급 기자는 "정부가 무조건 예산을 깎으려고만 한다"면서 "정밀한 조사 없이 무턱대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인천아시안게임처럼 돼 세계적인 망신을 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쓸 데는 쓰고 아낄 데는 아껴서 합리적인 예산 운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