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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큰 손 국민연금, 삼성전자·현대차도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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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 큰 손 국민연금, 삼성전자·현대차도 ‘좌지우지’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에 대주주 일가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11일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191개 상장사의 국민연금 주식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107개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64개(60%) 기업에서 대주주 일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했다.

    SK, LG, GS 등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12곳과 상장사가 없는 부영, 그리고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현대와 동국제강, 총수 일가가 없는 포스코 등 총 20개 그룹을 제외한 10개 그룹으로 범위를 한정해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를 능가하는 기업이 32개사나 됐다.

    30대 그룹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곳도 삼성전자, 호텔신라, 롯데푸드 등 8곳이나 됐다.

    ◇ 이건희 회장 일가 삼성 주식도 국민연금 60% 불과

    삼성그룹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13개 상장사 모두 대주주 일가보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았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이건희 회장(3.38%)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0.57%), 홍라희 라움미술관장(0.74%) 등 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4.7%로 국민연금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기업인 삼성물산도 국민연금(12.9%)이 최대주주로 이건희 회장(1.41%)보다 지분율이 9배나 높았다.

    제일기획과 호텔신라는 국민연금이 11.3%와 10.4%로 두 자릿수 지분을 보유한데 반해, 대주주 일가는 보유 주식이 전혀 없었다.

    삼성증권·삼성SDI(각 9.2%), 삼성화재(7%), 에스원(6.1%), 삼성테크윈·삼성정밀화학(각 5.2%) 등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았다.

     

    ◇ 대기업 횡포 견제할 수 있는 의결권 적극 행사해야

    현대차그룹은 국민연금 투자 계열사 9곳 중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6곳(67%)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를 앞섰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부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 등 대주주 일가가 5.2% 지분을 보유했지만, 국민연금은 7%나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8.0%로 정 회장(7.0%)보다 높았고 기아자동차 역시 국민연금 지분율은 6.7%인데 반해 정 부회장은 1.7%에 불과했다.

    대림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의 경우도 대주주 일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 중에 있는 한진그룹은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3곳 중 한진칼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 즉 대한항공과 한국공항에서 대주주 일가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형제가 경영권 경쟁을 벌이며 대량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한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등 5곳 중 3곳(60%)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았다.

    이 외에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계열사 5개 중 각각 2개사(40%)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보다 높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기업들의 전횡을 막고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며 “올해 주총에서 대주주로서 보다 적극적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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