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된 뉴스위크 트위터 계정 (사진=트위터 캡처)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SNS에 '피의 밸런타인 데이'를 예고하며 오바마 대통령 가족과 미 해병대원 가족에게 협박을 가했다.
미국 USA투데이 등 외신은 IS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전사)를 자칭하는 '사이버 칼리페이트'(칼리프 통치 이슬람국가)가 1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IS는 뉴스위크 계정을 해킹해 '피의 밸런타인 데이'라는 말과 함께 "미셸 오바마,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딸들, 당신 남편을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 버락 오바마의 가족을 위협했다.
해킹된 계정에는 IS 깃발과 함께 복면을 한 남성의 사진이 게재돼 있었고, '나는 IS다'(Je suIS IS)라는 문구도 올라와 있었다. 이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를 비난한 문구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를 모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커들은 "미국과 주변국들이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살해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내부에서부터 당신의 국가 사이버보안시스템을 파괴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해킹된 뉴스위크 트위터는 10여분 만에 곧바로 복구됐다. 뉴스위크 소유사인 IBT는 성명을 내 "우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발송된 공격적인 글에 대해 사과한다"며 "우리 뉴스룸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커들은 이날 미 해병대원 부인의 트위터 계정도 해킹해 각종 협박 메시지를 남겼다.
이들은 해킹한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당신의 대통령과 남편이 시리아와 이라크, 아프간에서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동안 우리는 당신을 찾아갈 것"이라며 "당신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미 IS는 이곳에 있다. 사이버 칼리페이트가 당신의 PC와 스마트폰에 침투했다"고 협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신과 남편, 아이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가깝게 있다"며 "이슬람을 믿지 않는 자들에게 자비란 없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뉴스위크 트위터 계정과 오바마 가족 협박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FBI는 이번 해킹이 지난달 미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 등을 해킹했던 해커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