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부터 종합격투기계 여신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아 온 박지혜(25 · 팀포마). 그녀는 지난달 1일 종합격투기 '로드FC 21' 여성부 아톰급 매치에서 이리에 미유(21 · 일본)에 2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사실 박지혜 선수는 격투기 입문 전만 해도 외모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20대 초반의 예쁜 숙녀였다. 평소 운동은 관심에도 없었다. 특별한 꿈과 목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게 일상이었다.
그러던 중 격투기 선수를 꿈꾸는 한 남자를 만나고 종합격투기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이후 종합격투기 프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무엇이 ‘핵얼짱’ 숙녀를 싸우게 하는 것일까? 직격 인터뷰에서 박지혜 선수의 솔직한 모습을 만나 보았다.
인터뷰 후 귀여운 포즈로 사진 찍는 박지혜 선수. 놀랍게도 그녀의 직업은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다. 사진 = 김원유 기자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많은 운동 중 왜 종합격투기를 하게 됐나?
우연히 종합격투기 선수인 남자친구를 따라 장충체육관에서 로드FC 경기를 봤다는데 플라잉 니킥을 하는 선수를 공중에서 때려눕히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 장면이 슬로비디오처럼 잊히지 않았다. 그래서 곧장 남자친구를 졸라 종합격투를 시작했다.
■ 몇 년 동안 연습하고 프로무대 데뷔한 것인가?
2011년도에 입문해서 2015년 프로무대 데뷔전을 가졌으니 4년 됐다. 처음엔 종합격투기가 좋았지 선수가 될 마음은 없었다. 그런데 배울수록 더 욕심이 생겼다. 할수록 어려운데, 할수록 더 빠져는 그런 매력이 있었다. 마침 로드FC측에서 기회를 줘서 데뷔하게 됐다.
■ 첫 데뷔전 많이 떨렸나?
연습과 경기는 확실히 달랐다. 상대 선수가 킥을 잘하는 선수라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넘어졌다. 분명 킥을 찰 것을 알았는데 많이 당황했다.
■ 이후 일방적으로 경기를 이어갔는데 어떤 생각으로 경기했나?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코너에 있는 세컨들 말을 듣고 그대로 움직이기 바빴다.
■ 이겼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경기장 안에서 펄쩍펄쩍 뛰고 싶은 기분이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다.
168cm, 48kg, 모델급 몸매를 자랑하는 박지혜 선수. 사진 = 김원유 기자
■ 너무 쉽게 입문, 데뷔, 승리를 이룬 것 아닌가?
오랫동안 종합격투기를 준비하고 지금도 경기를 위해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나름 4년을 준비했지만 분명히 여자란 점이 많이 반영 됐을 것이다. 그 부분은 내가 앞으로 하나씩 실력으로 다른 선수에게 보답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 연예계 진출을 위해 격투기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하다. 연예계가 목표였다면 결혼을 안 했을 것이다(웃음). 내 꿈은 지금도, 앞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는 종합격투기 선수다.
내가 하는 종합격투기는 비주류 운동이다. 여성은 더 그렇다. 그런 내가 인터뷰를 하고 여성 종합격투기를 홍보하고 알릴 수만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그런 것은 선수로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박지혜 선수에게 종합격투기는 어떤 의미인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 자의든 타의든 끝까지 가야되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료하던 내 삶과 인생을 바꿔준 소중한 스포츠다.
시간이 흘러 선수 생활을 그만둘 그 순간이 온다고 해도 체육관 식구를 돕는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 종합격투기 쪽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