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의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사진 중앙부터 오른쪽으로) (사진/KBL)
"외국인선수 제도가 바뀌든 어떻게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꼭 같이 뛰고 싶은 선수입니다"
프로농구 서울 SK가 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주 KCC를 상대로 2014-2015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
SK는 89-75로 승리해 실낱같은 2위 탈환의 불씨를 살렸다. 같은 시각에 열린 경기에서 2위 원주 동부가 부산 케이티를 82-78로 누르면서 양팀은 나란히 36승17패를 기록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동부가 현재 2위다.
경기가 끝나고 뜻깊은 행사가 진행됐다.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를 기념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야 하는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 두 외국인선수를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헤인즈와 심스는 2012-2013시즌부터 SK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심스는 시즌 도중 전주 KCC에서 이적). 2012-2013시즌은 SK가 문경은 감독 체제를 출범시킨 시즌이자 '비운의 스타 군단'이라는 꼬리표를 뗀 출발점이었다.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누린 시즌이다.
2명의 외국인선수를 동시에 재계약하는 일은 드물다. 게다가 2회 연속 재계약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SK는 그렇게 했다. 그만큼 기량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관계도 끈끈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SK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차기 시즌 외국인선수 제도가 바뀌면서 KBL이 일괄적으로 시즌 후 재계약 불가 방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리카르도 포웰이 주장을 맡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를 비롯해 외국인선수를 마치 국내선수 중 한명처럼 느끼는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SK도 마찬가지다.
박상오는 먼저 헤인즈에 대해 "독똑하고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다시 이런 선수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바뀌든 어떻게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꼭 같이 뛰고 싶은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심스에 대해서는 "심스 같은 선수는 처음 봤다. 너무 착하다. 어린 후배들이 장난을 쳐도 다 받아주고 항상 웃는다. 정말 착한 선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헤인즈와 심스는 문경은 감독이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출발할 때부터 곁을 지킨 선수들이다. 문경은 감독에게 그들의 의미는 남다르다.
문경은 감독은 "내게는 행운이고 굴러온 복과도 같다. 외국인선수나 용병이 아니라 국내선수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정과 팀 워크가 좋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상오는 헤인즈의 가세가 2012-2013시즌 정규리그 우승의 발판이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기량 때문이 아니라 그에 대한 시즌 전 평가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