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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도 탈북자 이름도 버리고 '희망의 땅'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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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복지

    북녘도 탈북자 이름도 버리고 '희망의 땅' 일궜다

    • 2015-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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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70년·탈북20년에 바라보는 ‘따뜻한 남쪽나라’⑤]

    한반도 분단 70년, 본격적 탈북 20년을 맞는 오늘 탈북자들에게 대한민국은 더 이상 '따뜻한 남쪽 나라’만은 아니다. CBS노컷뉴스는 북녘을 떠난 이들에게 다가온 ‘새터’의 새로운 의미를 집중 조명하면서, 남북이 하나되기 위한 과제와 해법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경제이주민' 된 탈북자, '남조선 판타지' 깼다"
    ② 이미지 파는 탈북 장터… "막말해도 됩네까?"
    ③ '완장 찬' 탈북 1세대는 왜 '반기'를 들었나?"
    ④ 남한 내 북북 갈등…탈북 동지간 분단선 긋다"
    ⑤ 북녘도, 탈북자 이름도 버리고…희망의 땅 일궜다

    탈북자 원신준(가명) 씨의 농장에서 함께 탈북했던 아내와 딸이 깻잎 수확에 한창이다. (김민재 기자)
    북녘의 고향도 탈북자라는 이름까지도 모두 스스로 던져버린 채 새터에서 희망을 일구는 이들이 있다.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 지난 2004년 탈북에 성공한 김의선(57·가명)씨는 초기 정착금을 쪼개 땅콩을 파는 노점상을 시작했지만 벌이는 시원찮았고, 건설현장 일용직 일자리를 전전했다.

    그렇게 고된 ‘남한살이’로 모은 돈 8000만원을 동료 탈북자에게 속아 한꺼번에 날린 뒤로는 “술로 지내던 1년여간 우울증을 앓으며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어느날 새벽녘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는 김씨.

    이후 휴대전화에 저장된 탈북자들의 번호부터 모두 지우고 혈혈단신으로 탈북자 임대 아파트를 떠나 전국을 돌며 일을 배웠다.

    “소, 돼지, 닭, 염소, 오리… 키워보지 않은 동물이 없었다”는 김씨는 “어느새 ‘탈북자인데 꽤 성실하다’는 입소문이 퍼져 농장주들이 먼저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고 설명했다.

    태풍으로 폐허가 된 전남의 농장을 인수한 뒤 지금은 번듯한 오리농장 대표가 된 김씨는 “죽기 살기로 노력하지 않으면 오히려 남한이 북한보다 살기 어렵다”면서도 웃음을 내보였다.

    2005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원신준(58·가명)씨도 공장에서 곡물 자루를 나르는 일부터 주유소 주유원과 골프장 알바까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았다.

    원씨는 “우리가 공을 세운 것도 아니고, 남한에서 와달라고 한 것도 아니잖느냐”며 “우선 임대아파트와 기초생활수급자 신세만큼은 내 힘으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고 정착 초기를 회상했다.

    석달 만에 기초수급자를 ‘졸업’할 만큼 열심히 일했지만, 탈북자를 “돈 벌러 온 외국인처럼 보는 차별에 남모를 설움도 겪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정부가 주는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월급쟁이에 머물러서는 평생 차별 받는 탈북자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도시를 떠났다고 한다.

    귀농을 선택한 원씨는 이제 충북의 한 마을에서 자신의 깻잎농장을 일구고 있다.

    원씨는 “일은 어렵지만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번 돈은 마음껏 쓸 수 있다는 소박한 행복에 힘든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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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제조업체지만 어엿한 사장님의 명함을 단 탈북자 이재돌(42·가명)씨는 “좁은 탈북자 사회를 벗어나는 것”이 탈북자 성공의 열쇠라고 단언했다.

    그는 탈북자 밀집지역의 임대아파트를 “남한말을 배우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작은 북한’”이라고 불렀다.

    친구와 단 둘이서 국경을 넘은 그는 주변에 의지하지 않고, 북한에서 배웠던 기계기술을 살려 대학부터 입학했다.

    이씨는 “스스로 남한 사회를 적극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10년, 20년이 지나도 항상 어렵고 아무 것도 모르는 이방인에 머문다”고 충고했다.

    탈북 이미지까지 파는 자본주의 사회이자 사선을 함께 건넌 동지끼리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남한이 여전히 기회의 땅인 이유를 이들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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