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니폼을 끝내 입지 못했네요." 윤석민이 미국 생활을 접고 KIA로 돌아온다. (자료사진=볼티모어 오리올스 페이스북)
2년 전. 당시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류현진(28)은 LA 다저스와 협상을 펼치다가 계약 마감시한을 30초 남기고 계약에 합의했다. 류현진의 배짱에 금액도 3000만달러에서 3600만달러로 올랐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배짱을 부렸던 이유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함시키기 위함이었다.
류현진은 루키 시즌부터 3선발로 자리매김하면서 딱히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생각조차 할 필요가 없었다.
1년 뒤에는 윤석민(29)이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윤석민도 류현진과 같은 에이전트(스콧 보라스)인 만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575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이 조항을 넣었다.
단 차이는 있었다. 바로 2년 차부터 거부권을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윤석민은 지난해 내내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에서 머물렀다. 40인 로스터로 시작했지만,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 못했다. 4승8패 평균자책점 5.74라는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불펜으로 메이저리그 진입도 꾀했지만,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사이 노포크에서 시즌 초반 한솥밥을 먹던 케빈 가우스먼은 메이저리그 선발로 자리매김했고, T.J. 맥퍼랜드도 불펜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다.
문제는 2년 차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생긴다는 점. 볼티모어로서는 윤석민을 메이저리그로 불러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없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 못한다면 거부권을 쓸 수 없다.
윤석민의 트리플-A 성적은 평균자책점 5.74다. 결국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스프링캠프에 초청하지 않았다.
일단 트리플-A에서도 부진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꿈을 좌절시킨 이유 중 하나다. 만약 거부권이 없었다면 볼티모어도 윤석민을 메이저리그 근처에서 좀 더 지켜봤을 가능성이 크다. 거부권이 가능성마저 없애버린 셈이다.
물론 만약은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