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물' 이병헌 감독. (사진=박종민 기자)
30대인 신인 감독이 만든 영화 '스물'에는 리얼한 그 때 그 시절 남자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지만 이병헌 감독의 이력은 화려하다. 그는 영화 '타짜-신의 손', '써니' 등의 각색을 맡아 자신의 재능을 증명해왔다.
'스물'의 때로는 바보같고, 때로는 발칙하고, 때로는 고민하는 청춘들 역시 이 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이야기들의 탄생비결에는 감독 스스로의 유쾌한 생각들이 있었다.
12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에서 열린 '스물' 시사회. 그 속에서 펼쳐진 이 감독의 솔직대담한 입담을 글로 풀어봤다.
▶ 주인공들의 복잡한 여자관계가 상당히 에로틱한 설정인데 어디에서 착안했나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20대 초반 쯤에 겪었던 일이었던 것 같다. 제 친구들이 그런 경험이 있다. 그 나이 대는 그렇더라. 친구들의 에피소드를 생각하면서 시행착오를 표현했다.
▶ 영화감독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롤모델로 삼은 감독이 있나?제가 몇년 후에 영화를 몇편 하고 나서 그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웃음) 나른하고 우울하고, 조울증 비슷하게 오지 않을까 한다.
▶ 계속해서 여성과의 성관계를 생각하는 스무 살 남자들이 모습이 등장한다. 스무 살 남자들이 이런 생각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서른이든, 스물이든 남자들이 모이면 하는 대화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삶에 대해서 고민하다가도 술만 먹으면 그 쪽으로 빠지는 게 남자다. 올바른 성생활은 사회문제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매매는 반대하고 있다.
▶ 영화 잘되면 '서른', '마흔' 등 시리즈물로 갈 생각 없나후속작 제작의지는 제가 아니라 제작사에 있다. (웃음) 배우들한테 다른 배우들 언급하면서 '서른'하고 싶다고 했을 때 정색을 하더라. 자기들이랑 해야지, 왜 다른 배우를 언급하냐고. 결과가 좋게 나오면 집필에 들어갈 수도 있다.
▶ 라인업이 엄청나다. 어떻게 배우들과 인연이 돼 캐스팅하게 됐나
김우빈 씨의 경우, 집필 당시만 해도 이 시나리오에 내가 김우빈을 쓰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집필 도중 '상속자들'로 너무 떠서 시나리오 완성됐을 때는 '우빈 씨 제발 해주세요'가 되어버렸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이 영화 잘돼야 된다. 안되면 이제 다음 작품 못할 지도 모른다. (웃음) 제가 건방을 떨어놓은게 너무 많아서라도 잘돼야 한다.
'스물'은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 한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자체발광 코미디 영화로,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등이 출연한다. 오는 3월 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