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의 역전승을 지휘한 김시래 (사진 제공/KBL)
"아마 오리온스 선수들의 지금 심정이 지난 2차전 경기 끝나고 우리 심정과 같을 겁니다"
고양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12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3차전을 앞두고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오리온스는 원정 2차전에서 LG에 역전승을 거뒀고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서울 SK와의 6강 2차전에서 역전승의 진수를 보여줬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 2경기가 준 교훈은 이겼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에게 유리한 경기였다. 4쿼터 종료 6분 여를 남기고 64-54로 앞서갔다. 4점 차로 쫓긴 종료 3분53초 전에는 LG의 해결사 데이본 제퍼슨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났다.
바로 이때가 오리온스에게는 위기였다. 지난 두 차례 플레이오프 경기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LG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다. 김영환이 "더 강하게 나가야 된다"는 말로 선수들을 하나로 모았다. 위기를 느낀 LG는 오히려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순신간에 6점을 몰아넣었다.
특히 70-68로 전세를 뒤집은 김시래의 3점슛이 컸다. 추일승 감독이 "데미지가 컸다"며 고개를 숙였던 장면이다.
오리온스는 정신을 차리고 반격에 나섰다. 김동욱과 한호빈의 득점을 묶어 다시 73-72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러나 김시래는 종료 24초 전 승부를 다시 뒤집는 레이업을 성공시켰고 결국 LG는 74-73으로 승리했다.
마지막 수비 한번이면 승리를 굳힐 수 있었던 순간 오리온스는 집중력을 잃었다.
"오리온스가 원래 헷지를 깊게 들어오는데, 마지막 공격을 할 때 나에 대한 도움수비가 살짝 들어왔다가 바로 빠지는 것을 보고 그대로 림까지 달려가 슛을 시도했다"
김시래의 말이다.
스크린을 걸어주는 선수를 막는 상대의 장신선수가 드리블러를 압박하는 수비를 '헷지(hedge)'라고 한다. 오리온스는 그동안 김시래의 돌파가 두려워 '헷지'를 깊게, 즉 김시래를 강하게 압박했다.
추일승 감독은 "김시래가 2대2 공격을 할 때 스피드를 한번 낮춰주는 수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리온스는 줄곧 스크리너의 수비수로 하여금 김시래를 최대한 견제하게끔 해왔다.
그러나 경기 막판 김시래에 대한 견제가 약했다. 김시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골밑까지 질주했다.
일종의 방심이었다. 추일승 감독은 "아까운 경기를 놓쳤다"며 아쉬워 했다.
반면, LG는 축제 분위기다. 2차전 역전패의 설움을 갚아줬다는 만족감에 기쁨 2배다. 김진 LG 감독은 "2차전 양상이 역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3분 동안 집중력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