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잘못했다고' 모비스 주장 양동근이 2일 동부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4쿼터 3점슛을 넣은 뒤 심판에게 파울이 아니냐는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원주=KBL)
이쯤 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강철 인간이 따로 없다. 모비스의 심장이자 주장 양동근(34 · 181cm)이다.
양동근은 2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동부와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양 팀 최다 23점을 몰아치며 80-72 승리를 이끌었다. 35분 43초를 뛰며 3점슛 3개를 꽂았고 5리바운드 3도움을 올렸다.
특히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1쿼터 상대 장신 데이비드 사이먼(204cm)를 제치고 절묘한 레이업슛을 넣은 양동근은 2쿼터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장거리 3점슛까지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40-29로 모비스가 앞선 이유였다.
53-52로 쫓긴 채 맞은 4쿼터에는 13점을 폭풍처럼 몰아쳤다. 특히 쿼터 중반 가로채기를 당한 실수를 3점포와 질풍같은 속공으로 만회, 73-62로 점수를 벌렸다. 막판에는 상대 수비수와 충돌이 있는 상황에서도 3점포를 꽂아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경기 후 양 팀 팬들이 언쟁을 벌인 이유도 양동근 때문이었다. 중계 방송 인터뷰를 하는 양동근에게 한 동부 팬은 "양동근, 도핑 테스트 하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도 잘 하고 잘 뛰어다니니까 한 넋두리였다. 분통이 터져 한 말이었다.
이에 모비스 팬들은 "성실하게 잘 뛴 선수에게 그게 할 말이냐"며 발끈했다. 모두 양동근이 너무 잘 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양동근은 올 시즌 정규리그 전체 출전 시간 1위(평균 34분56초)였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더군다나 지난해 농구 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잘 쉬지도 못했다.
경기 후 양동근은 "내가 잘 하는 게 이것(뛰어다니는 것)밖에 없는데 이거라도 잘 해야죠"라며 웃었다. 이어 동부 팬의 원성에 대해 "뭐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정규리그 6라운드 때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도핑 테스트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