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손흥민과 구자철은 2014~2015시즌 28라운드 맞대결에서 나란히 골 맛을 봤다. 구자철과 같은 팀에서 활약하는 박주호까지 3명의 코리안 분데스리거는 풀 타임 활약을 선보였다. 윤창원기자
2015년 4월 12일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다.
손흥민(레버쿠젠)과 구자철, 그리고 박주호(이상 마인츠)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3명의 국가대표는 12일(한국시각) 독일 마인츠의 코파스 아레나에서 만났다. 이들은 국가대표가 아닌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에서 적으로 만나 승리를 위해 싸웠다.
결과는 레버쿠젠의 3-2 승리. 손흥민이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짜릿한 1골 차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마인츠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빛났다. 구자철이 마인츠가 기록한 2골을 모두 넣었고, 박주호 역시 리그 상위권 팀을 상대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록 승패는 나뉘었지만 3명의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나란히 풀 타임 활약하며 3골을 합작하는 경기는 한국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 진출해 분명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특히 공격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위대한 역사의 시작은 손흥민이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 선수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기록(19골)에 도전하는 손흥민은 전반 15분 만에 완벽한 장면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의 간판 골잡이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이 경기에서 리그 11번째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올 시즌 17골을 기록했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을 기록하며 차범근의 대기록에 2골 차로 다가섰다. 2골이면 동률을 이루게 되고, 3골이면 한국 선수 최초의 20골 시대를 여는 신기록이다.
경기 막판에는 구자철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들어서도 2골을 차례로 내준 마인츠의 대대적인 추격은 후반 중반부터 시작됐다. 특히 후반 33분 구자철의 페널티킥이 시발점이 됐다.
분데스리가 통산 100번째 경기에 출전한 구자철은 마인츠가 0-3으로 뒤진 후반 33분 오카자키 신지가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레버쿠젠 골키퍼 베른트 레노를 완벽하게 속였다. 레노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구자철은 완벽하게 반대로 공을 찼다.
기가 오른 마인츠는 후반 45분에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얻었고, 구자철은 또 한 번 키커로 나섰다. 레노 골키퍼는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고, 구자철은 다시 반대쪽으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리그 3, 4호 골을 모두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