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펼친 인기 걸그룹 스텔라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간판스타 양동근은 화려한 선수가 아니다. 자기 스스로 그렇게 정의하고 있으니 다른 평가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러나 양동근이 써나가고 있는 기록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다.
양동근이 개인 통산 세 번째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14일 오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통산 3회 수상은 KBL 개인 최다 기록이다.
양동근보다 더 많은 MVP 트로피를 가져간 선수는 없다는 뜻이다.
양동근은 "내가 족적을 남길만한 기록이 많지는 않은데 큰 상으로 이렇게 족적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며 수상을 기뻐했다.
그러나 양동근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순간까지도 겸손했다. 수상의 공을 100% 동료들에게 돌린 것이다.
"나는 운이 좋은 선수"라고 운을 뗀 양동근은 "동료들에게는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다. (함)지훈이나 (문)태영이 형, 라틀리프와 같은 동료들이 없었다면 나도 여기 없었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크리스 윌리엄스, 크리스 버지스, 우지원 형, 이병석 형 등이 없었으면 그때도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내가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2005-2006시즌 서장훈(당시 서울 삼성)과 함께 공동 MVP에 올랐고 2006-2007시즌에는 홀로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무려 8년 만에 다시 MVP를 받은 소감은 어떨까. 양동근은 "젊었을 때는 이거 뭐지? 내가 받아도 되나? 그런 생각이 많았는데 사실 지금도 그렇다"며 "어렸을 때는 상을 받고 흥분됐다면 지금은 다른 선수들을 생각하게 되는 부분, 그런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MVP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사진 제공/KBL)
한편,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개인 통산 4번째 감독상을 바라는 속내(?)를 드러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6년 만에 감독상을 받은 유재학 감독은 "우승을 하고서도 못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티는 내지 않았지만 사실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역시 우승은 좋은 거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속으로 살짝 올해 못 받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다. 카메라가 3대가 와서 유도훈 감독, 김영만 감독 그리고 나를 찍었다. 난 3개 다 나한테 올 줄 알았다. 그래서 순간 잠깐 긴장했다"는 유재학 감독의 말에 기자회견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유재학 감독은 "나 혼자만 잘해서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구단도 든든한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이룬 결과"라며 "언젠가는 우승을 못해도 팀이 굉장히 좋은 농구를 선보이고 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선보여서 받은 감독상을, 그렇게도 받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