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해후?' 유재학 모비스 감독(오른쪽)은 16일 여자프로농구 삼성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영혼의 파트너' 임근배 감독의 소식을 일주일 전에 미리 알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사진은 둘이 모비스 시절 코칭스태프로 함께 했던 모습.(자료사진=KBL)
당사자보다 먼저 알았다. 그것도 4일이나 앞서다. 프로농구(KBL) 모비스 유재학 감독(52)과 그의 '소울 메이트' 임근배 전 코치(48)의 얘기다.
여자프로농구(WKBL) 삼성은 16일 계약이 만료되는 이호근 감독(50)의 후임으로 임근배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성종 삼성 단장은 "7시즌 팀을 헌신적으로 이끈 이 감독에게 감사한다"면서 "임 감독이 다년 간의 코치 경험과 우승 경력을 토대로 삼성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광신상고-경희대 출신 임 감독은 실업 현대전자와 프로 현대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1997-98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친정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9년 당시 신세기(현 전자랜드)에 합류해 유 감독과 만났다. 2004-05시즌 유 감독과 함께 모비스로 옮겨온 임 감독은 2012-2013시즌까지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다만 임 감독은 캐나다에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할 상황에 잠시 농구계를 떠나 있었다. 그러다 3년 만에 WKBL 사령탑으로 돌아온 것이다.
사실 임 감독 선임을 유 감독은 본인보다 먼저 알고 있었다. 유 감독은 "나는 들은 게 있어서 발표 일주일 전에 이미 (선임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나중에 들으니 임 감독은 3일 전에 알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그제 전화를 했더니 안 받길래 '아 비행기를 탔구나' 생각했다"면서 "어제 통화를 해서 축하한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유재학 모비스 감독(왼쪽)과 임근배 당시 코치가 2010-2011시즌 당시 경기 중 아쉬운 표정을 짓는 모습.(자료사진=KBL)
임 감독의 능력은 현재 한국 농구 최고의 명장이 보장한다. 유 감독은 "14~15년을 함께 지내봐서 워낙 성실한 것을 안다"면서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 감독은 "수비야 해왔던 대로 하면 되지만 여자 선수들 지도는 처음이라 세밀하게 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덕분에 유 감독은 외로움을 조금 덜게 됐다. 예전 함께 기러기 아빠였던 임 감독이 모비스를 떠나면서 유 감독은 두 시즌을 거의 홀로 보냈다. 그러다 세 시즌 만에 임 감독과 해후하게 된 것이다. 유 감독은 "모비스와 삼성 숙소가 차로 15분"이라면서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라고 반색했다.
일단 임 감독은 삼성과 계약 문제를 매듭지은 뒤 곧바로 캐나다로 떠날 예정이다. 유 감독은 "그곳 정리를 해야 하고 5월 20일쯤 온다더라"면서 "나도 조만간 가족을 보러 갔다가 그때쯤 돌아와 만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다 '유재학 사단'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말에는 손사래를 쳤다. 모비스에서 두 시즌 코치로 유 감독과 함께 했던 조동현 케이티 감독(39)이 임 감독에 앞서 사령탑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WKBL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44) 감독 역시 2004-05시즌 모비스에서 선수로서 유 감독과 사제지간이었다.
유 감독은 "사단은 무슨 사단이냐"면서 "다만 조 감독도 가까운 데 있으니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재훈 코치(43)에 대해서는 "다 감독으로 나가면 내 옆에는 누가 있느냐"면서 "워낙 잘 하기 때문에 김 코치는 최대한 늦게 놔줄 것"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