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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영웅 '파퀴아오'가 '도넛'에서 배운 교훈

스포츠일반

    복싱영웅 '파퀴아오'가 '도넛'에서 배운 교훈

    [변이철의 검색어 트렌드 24] '파퀴아오 열풍'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

    ■ 방 송 : CBS FM 98.1 (06:00~07:00)
    ■ 방송일 : 2015년 4월 30일 (목) 오전 6:38-47(9분간)
    ■ 진 행 : 김덕기 앵커
    ■ 출 연 : 변이철 (CBS 노컷뉴스 문화연예팀장)

    ▶ 검색어 트렌드, 오늘은 어떤 내용을 준비하셨나요?

    = 예 필리핀에는 국민적인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있는데요. 요즘 파퀴아오 열풍이 대단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CNN에서 특집뉴스로 전하던데요. 왜 파퀴아오가 필리핀을 넘어서 전세계 사람들을 열광시키고 있는지 '파퀴아오 열풍'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엄청 화제더군요. ‘세기의 복싱 대결’을 앞두고 전 세계가 들썩 거리고 있어요.

    = 그렇습니다. '파퀴아오'와 미국의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우리 시간으로 5월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치는 웰터급 통합타이틀전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씁니다.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습니다. 현란한 풋워크와 펀치 스피드를 이용해 연타를 퍼붓는 인파이터입니다. 프로 통산 전적은 64전 57승(38KO) 2무 5패입니다.

    이에 맞서는 메이웨더는 흑인 복서로 ‘파퀴아오’보다 한 살이 많은 서른여덟 살입니다. 프로에서 47전 47승(26KO)을 기록 중입니다. 19년 동안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는 무패복서입니다. 카운터펀치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는 아웃복싱을 구사합니다.

     

    ▶ 파이트 머니가 이렇게 비싼 건 처음 봤어요. 2700억 원이라고 하죠.

    = '복싱 사상 최고의 머니게임입니다. 두 선수의 명성에 걸맞게 대전료도 천문학적 수준입니다. 한화로 약 2,7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인데요. 6대4 배분 원칙에 따라 메이웨더가 약 1600억 원을 그리고 파퀴아오가 약 1100억 원을 가져갑니다.

    12라운드까지 간다고 가정할 때 두 선수는 1초 당 약 1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셈입니다. 흥행수입도 역대 최고인 4억 달러(약 4318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또 파퀴아오가 입는 트렁크에 8개의 광고를 붙이는 조건으로 받는 돈만 24억 원이고요. 가장 비싼 링사이드 좌석은 우리 돈으로 1100만 원입니다. 암표는 1억 원이 넘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 47전 47승을 한 메이웨더가 이길까 아니면 8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가 이길까. 이거 창과 방패의 승부 같아요?

    = 도박사들은 대체로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13개 베팅업체 모두 파퀴아오의 승리에 더 높은 배당률을 매겼습니다. 파퀴아오의 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거든요.

    파퀴아오가 체력적으로 열세인데다 최근 3년간 3승 2패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홍수환과 유명우, 전 세계챔피언 2명은 ‘파퀴아오의 승리’를 예상했는데요. 아무래도 결과는 두고 봐야겠죠.

    다큐멘터리 '매니 파퀴아오'의 한 장면

     

    ▶ 변이철의 검색어 트렌드 파퀴아오 열풍에 대해서 애기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파퀴아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죠?

    = 예 8체급을 석권했다는 복서로서의 화려한 이력 외에도 불우한 환경을 극복한 인생스토리가 감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 민디나오섬의 빈민가에서 태어났는데요. 먹고살기 위해 5살 때부터 바닷가에서 일을 했습니다. 12살에는 길거리에서 도넛과 땅콩을 파는 잡상인으로 나섰고요.

    복싱을 하게 된 것도 ‘돈’ 때문이었는데요. 2달러를 받고 '거리의 경기'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13살 때는 수도 마닐라로 가기 위해 사흘동안 밀항선에 숨어 지내기도 했다는군요.

    한마디로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어린 소년이 땡볕에서 도넛을 파는 모습... 왠지 마음이 짠하네요.

    = 정말 그 배고픈 소년이 도넛을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파퀴아오의 자서전에도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는데 잠시 소개해 드리면요.

    “이 도넛에 대한 절제력과 의지는 내 인생 전반에 걸쳐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배운 교훈은 욕망에 절대 즉각 반응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인내하는 것은 나중에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런 내용이 있고요.

    또... “난 어떠한 경우에도 구걸을 하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도 어머니께서는 '구걸은 결코 옳지 않은 것'이라며 경고하셨다. 노동이 첫 번째이고 기도는 두 번째이며 구걸은 순위에 없다고 하셨다.” 이런 대목도 나옵니다.

    파퀴아오라는 위대한 복서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던 거죠.

    TV로 '파퀴아오' 경기를 보는 필리핀 국민

     

    ▶ 정말 파퀴아오는 필리핀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떠받들 만하네요.

    = 매번 파퀴아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나라 전체가 멈춰섭니다. 모두 TV 앞으로 몰려들어 ‘거리에 개미새끼 한 마리도 안 보인다.’고 하는데요.

    반군이나 분리주의자들까지도 경기가 있는 날은 모두 휴전에 들어갑니다. 지난 2008년 아로요 대통령의 부패스캔들로 시위가 격렬했을 때인데요. 필리핀 정부와 군부, 야당, 가톨릭 교회, 재야단체가 모든 국내 분규를 중단하고 영웅을 응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복싱으로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좋은 일도 많이 하는데요. 주로 오지에 병원이나 학교를 건립합니다. 지난 2013년에는 태풍 피해자를 위해 대전료 191억 원을 모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0년 필리핀 하원의원 선거에도 도전해 약 6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고 2013년에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높은 인기덕분에 훗날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 파퀴아오에게는 복싱은 정말 복싱 그 이상의 의미인 것 같군요.

    = 그렇습니다. 파퀴아오에게 경기는 단순한 복싱 이상의 의미입니다. 자신이 아니라 필리핀 국민을 위해 싸우고 이기는 것이 목표거든요.

    그만큼 "필리핀 사람이 '세계 최고의 파이터'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자기 민족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필리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파퀴아오의 경기를 보면서 민족적 자부심과 정체성에 눈을 뜨고 꿈과 희망을 갖는 사람도 많아지는 겁니다.

    파퀴아오에게 복싱은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교회 가는 길이에요!"(출처=파퀴아오 트위터)

     

    ▶ 파퀴아오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도 유명한데 그를 지탱하는 데에는 신앙의 힘도 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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