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아베신조 일본총리 (사진=일본 총리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보여준 과거사 인식에 대해 영미권 주요 언론들도 대체로 비판적 논조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분명한 사죄를 피해갔고 군 위안부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아베 총리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잔혹행위에 대해서, 특히 한반도 여성들에게 성노예를 강제한 것에 대해 인정을 하고 사죄하라는 매우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의 한국 외교관들이 백악관과 미 의회를 상대로 아베 총리가 직접적 사죄를 표명하도록 요청해달라는 로비를 벌였다"면서 "그러나 한반도와 중국의 여성들을 일본군이 성노예로 강제동원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언급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차대전에 대한 역대 내각의 사죄에 대한 아베 총리의 양면적 지지는 해외에서, 특히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에서 긴장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베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2차대전에서 숨진 미국인들은 '자유의 수호를 위한 희생'이라고 말했지만 비판자들이 요구해온 역사 직시까지는 나아가지 않았고 직접적인 사죄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논평에서는 "2차대전 당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대 내각의 사죄와 관련, 전혀 진전이 없었으며 또한 역사수정주의로 회귀하지 않겠다는 확약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이 같은 점에서 아베 연설은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또 "이는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한 자신의 지지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이웃국가들이 일본을 분명히 참회하는 국가로 인정할 때까지 미국 동맹으로서 아베 총리의 가치는 양날의 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아베 총리는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아시아 국민들에 가한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사죄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P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도 아베 총리가 미국에 대해서만 사죄했을 뿐 아시아 주변국이나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피해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