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확대 수술 중 실수로 압박붕대의 강도를 잘못 조절해 환자에게 피부괴사·탈모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김수일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과 의료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09년 3월 낮은 이마를 높이기 위한 시술을 받으러 온 30대 여성 B씨에게 이마에 실리콘 보형물을 넣는 확대술을 시술했다.
시술 직후 B씨의 이마에 압박붕대를 감았는데, B씨가 통증을 호소했지만 A씨는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이라고만 말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B씨는 붕대의 압박과 이마의 부기로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피부괴사와 탈모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되면서 B씨에게 수술 전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여할 때 마취의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에게 시켰다는 혐의(의료법 위반 교사)도 받았다.
1심은 "수술을 집도한 의사로서 보형물을 삽입한 이마에 압박붕대를 감을 때 혈액순환이 저하되지 않도록 적절한 압력으로 붕대를 감아주고 환자에게 이마 부위의 심한 통증이 있으면 내원해 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 주의사항을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피부 괴사의 사례는 국내외 학계에 보고된 경우가 없을 정도로 희소한 사례로, 과도한 압박으로 붕대를 감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후적으로 부종이 심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역시 A씨의 과실을 인정해 유죄로 판결했다.
다만, 1심에서 유죄로 판결한 의료법 위반 교사 혐의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보고 벌금형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