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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살라고?" '따다다다닥' 송전소음 600m까지

경남

    "여기서 살라고?" '따다다다닥' 송전소음 600m까지

    -밀양송전탑 상업송전 시작
    -특히 소음피해 커.."신경줄 닳는 느낌"
    -600m떨어진 집에도 들리는 소음, 잠 못이뤄
    -땅값폭락, 거래자체 없어...재산권침해 심각
    -한전, 몇백만원 보상으로 끝.. 실사요구도 묵살
    -밀양시장도 "할 말 없다" 외면
    -값싼 전력, 발전소 건설 대기업 이익위한 '정경유착'의 결과물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이혜인 실습작가FM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이계삼 사무국장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

     



    ◇김효영 : 밀양송전탑 반대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행정대집행이 이뤄진지 1년이 지났습니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계삼 :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밀양이 많이 덥죠?

    ◆이계삼 :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조금 흐린데, 어제까지 더웠습니다.

    ◇김효영 : 이렇게 날씨도 더운데 할머니들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이계삼 : 계속 철탑 선하지 115번 아래서 일주일에 하루씩 돌아가면서 하는 농성하고 밀양 시청 앞에서 1인 시위하는 것 그리고 매주 수요일 촛불문화제 계속 진행하고 있고요. 우리가 벌금 모금을 위해서 발행한 책이 있습니다.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라고요. 책을 들고 전국 모금행사, 북콘서트를 전국적으로 마을별로 모둠을 짜서 다니고 있습니다.

     

    ◇김효영 : 소송까지 간 사건 처리는 어떻게 됐습니까?

    ◆이계삼 : 지금 80여사건 중에서 4분의 1정도가 1심 혹은 2심 판결이 났고요. 나머지 4분의 3정도 되는 사건은 계속 1심에 증인심문이라든지 조사, 현장 검증 등등 이런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아마 8월 정도 넘어가면 1심 결과가 최종적으로 아마 다 나올 것 같습니다.

    ◇김효영 : 네. 현재 1,2심 결과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이계삼 : 무죄를 받아낸 사건이 한 건 정도 있고요. 기소유예사건을 2개 정도 받아냈고 선고유예.. 사실상 특별한 일 없으면 무죄로 나중에 가게 될텐데 선고유예로 된 사건이 3건 정도 있고 나머지 사건은 다 유죄로 인정이 되었고요. 벌금은 보통 2백만~5백만원 사이로 받았고요. 선고유예로 나온 주민 분도 세 분 정도 있습니다.

    ◇김효영 : 유죄 판결이 계속 되고 있군요.

    ◆이계삼 : 네. 그렇습니다.

    ◇김효영 : 건강은 어떠신가요?

    ◆이계삼 :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현장에서 부딪히는 일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어 하셔서 진료를 많이 받으셨는데 지금은 불면증이나 우울감이나 이런 걸 호소하는 빈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어느 면에선 씁쓸한게 적응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기도 하고.

    ◇김효영 : 이걸 다행스럽다고 해야 될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험 송전을 마친 한전이 상업송전에 들어갑니다.
    피해를 호소하시는 분도 나오고 있습니까?

    ◆이계삼 : 네. 그렇습니다. 지금 무엇보다 소음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세요.

    ◇김효영 : 소음?

    ◆이계삼 : 네. 특히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에는 송전 소음이 굉장히 신경에 매우 거슬리는.. 지금 현재 시험 송전 당시의 소음은 그렇게 높지 않은 걸로 저희들이 판단을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소음 문제가 특히 그 아래에서 농사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300m 떨어진 주택에 거주하시는 분들, 심지어 5~600m 떨어져서 거주하시는 분들 까지도 굉장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힘이 든다.. 그래서 한전에 민원 전화도 많이 하시고 그 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김효영 : 그 소리가 어떤 소립니까?

    ◆이계삼 : 따다다다닥 하는 소리인데 계속 끊임없이 이 소리가 이어지고 있거든요. 따다닥 하는 소리가.

    ◇김효영 : 그 소리가 24시간 계속됩니까?

    ◆이계삼 : 네. 그런데 이게 평상시에는 그렇게 큰 소리가 아닌데 어느 때는 굉장히 큰 소리가 되어가지고 '신경줄을 닳는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김효영 : 정밀진단을 해봐야겠군요.
    이제 논과 집 근처에 큰규모의 철탑들이 지금 들어섰고, 그 위로 송전이 되는 것인데, 땅의 재산가치도 많이 떨어진 거죠?

    ◆이계삼 : 네. 사실 철탑 전선이 걸리기 이전부터 거래는 거의 끊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요즘은 주민 분들이 모이시면 '어디 누가 땅을 보러 왔다더라. 어느 마을에' 이게 화제가 될 정도가 됐습니다. 원래 철탑이 지나가는 우리 4개면 지역이 상당히 경관도 수려하고 전원주택지나 귀촌, 귀농으로 각광을 받는 그런 지역이었는데 거래가 뚝 끊어지다시피 해서 부동산 매물을 보러 온 일이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거래는 거의 뚝 끊어졌습니다.

     

    ◇김효영 :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지금 살고 계신 분들 돌아가시고 나면 그 마을에 들어와 살 사람 없는 겁니까?

    ◆이계삼 : 당장 예상하기는 어렵겠지만 사실상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심지어 자제 분들이 이 토지나 주택을 물려 받아서 농사를 짓고 살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저희가 할 정도니까요.

    ◇김효영 : 여기에 대한 배보상은 전혀..

    ◆이계삼 : 그래서 저희가 계속 주장 했던 것이 한전이 몇 백만원 정도 되는 개별 보상금이나 아니면 송주법에 의해서 아주 약하게 나오는 33m 까지만 보상이 되는 이걸로 시세를 퉁칠려고 하지말고 정확하게 피해가 어떻게 되는지 실사를 하라 그렇게 했거든요. 실사기구를 구성해달라 했는데 한국전력이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김효영 : 그러면 앞으로도 구제 받을 방법이 없습니까?

    ◆이계삼 : 글쎄요. 이 밀양 싸움이 송전선 문제와 관련해서는 리트머스 같은 역할을 지금까지 쭉 해왔거든요. 그래서 피해 관련한 부분들도 계속 저희가 모니터링을 계속 해야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전자파 측정, 소음측정, 그 다음에 부동산 가치 하락 관련한 부분들을 계속 측정을 해서 정부나 한전이 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라도 해야 된다 해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고 결국은 이 송전선 문제에 대해서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그대로 가면 안 된다 하는 것이 결국 답인 거거든요. 제대로 된 보상을 하게 된다면 이 송전선을 깔 수가 없는 거잖아요. 결국 오랜 세월을 두고 조사를 하고 얘기를 하고 해야 되는 거죠.

     



    ◇김효영 : 자치단체, 그러니까 밀양시는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까?

    ◆이계삼 : 지금 밀양시는 한전의 피해 실사에 대해서 아무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밀양시는 밀양 주민들 투쟁의 대가로 굉장히 여러가지가 많이 떨어졌다고 보거든요. 나노국가산단 그리고 밀양 지역의 태양광 발전 시설이라든지 또 심지어는 재경 밀양 유학생들의 기숙사도 한전이 제공해주고 많은 밀양 주민들 희생을 대가로 들어온 게 있기 때문에 주민들 피해나 고통에 대해서 좀 책임을 져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밀양시는 여전히 주민들의 오래 된 1인 시위, 대화와 현장 답사 요구에도 답을 주고 있지 않은 그런 상황입니다.

    ◇김효영 : 밀양시장이 만나주지 않습니까?

    ◆이계삼 : 할 말이 없다고 하죠. 저희가 만나도 할 말이 없다.. 이렇게 무책임한 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 말이 없어도 찾아가야 되고 책임이 있는 사람이잖아요. 자기 면의 주민들이 굉장히 고통을 겪고 있는 문제고 그 희생의 대가로 밀양시가 상당한 이익을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할 말이 없다' 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 밀양시장이 할 말이 없다고 그랬습니까?

    ◆이계삼 : 네. '이미 할 만한 모든 조치나 이런 것들 다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조치나 할 수 있는,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이게 직접 그 사람의 워딩입니다. 1인 시위 주민 앞에서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공문 요청에도 답을 주지 않고 있고요. 저희들도 이걸 그대로 놔둬야 되나, 투쟁을 해야하나 지금 고민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효영 : 공문 내용이 뭐였습니까?

    ◆이계삼 : 실사를, 현장 답사를 와라.. 그리고 피해 반대 주민들이 아직 한전 보상금 수령도 거절한 투쟁을 하고 있는데 대화를 해서 뭔가 밀양시 차원에서 시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건데 일절 답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전화로 응하기 어렵다는 식으로만 이야기 하고 공문도 답도 주지 않고 있고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죠. 밀양 주민들 4개면이 그동안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고 전 밀양시장 있을 당시에 공무원들을 마을로 보내가지고 사실상 마을 분열이었죠. 앞장을 서다시피 했던게 밀양시라는 걸 천하가 다 알고 있는데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거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김효영 : 답답하군요. 밀양시장이 할 말이 없다고 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알겠습니다.
    이계삼 국장님은 밀양에 오신지 얼마나 됐습니까?

    ◆이계삼 : 저는 고향이고요. 내려온지 13년 정도 되었습니다.

    ◇김효영 : 그동안 송전탑 반대 운동을 해오시면서, 이 송전탑을 강행하는 실질적인 세력은 누구라고 보여집니까? 한전입니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있습니까?

    ◆이계삼 : 글쎄요.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건 한전인데 사실 한전도 송.변전시스템 크게 보면 에너지 수급 시스템인데 원자력 발전소를 받았다.. 한 곳에 너무 왕창 지어서 원가가 싼 전력을 도시나 대공장으로 보내는 시스템에 한 역할을 담당하는 배후에 불과하다 생각하고요. 정말 주역은 따로 있는 거죠. 결국은 대기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싼 전력을 통해서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이런 우리나라 거대 기업들, 이런 원전이나 화력발전소를 건설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는 대기업들. 이런 대기업들의 이익 구조에 결국은 한국전력도 역할을 하다가 수행 해주는 배후에 불과한 것이고 지역 주민들이 희생이 되는 거거든요.

    만약에 한전만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쉬울 수도 있구요. 한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고 정부는 사실 이런 거대한 자본에 의해서 자본의 이익 구조를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일종의 유착관계라고 보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가 매우 힘든 문제가 되어 버렸다.. 이미 세상이 이게 굉장히 정의롭지못한 시스템이고 부당하다는 걸 대체로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불구하고 개선이 안되는게 결국은 아주 거대한 힘에 의해서 조종되고 있다고 봅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역시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신데 지금 현재 많이 지쳐있으시겠습니다.

    ◆이계삼 : 좌절감이 많이 크시죠. 한편으로는 열심히 싸우고 후회없다. 그래서 송주법이라는 미약하지만 한국전력이 2천2백억 정도 되는 돈을 밀양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 지역에 돈을 쓰게끔 이런 법도 만들어졌고 이 문제가 많이 알려져서 원자력 발전소를 계속 증설하는데 있어서 큰 그런 경고가 되기도 했고, 전국의 많은 숨죽이고 있던 송전선 지역 주민들이 밀양을 계기로 목소리도 내게 되었고 저희가 책도 발간하고 하면서 좀 알렸고 약간 일말의 위로와 보람을 느끼고 계시긴 하지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서 두 기류가 공존하는데 하나는 '끝까지 이 문제를 밝히고 싸워야겠다. 굴복하지 않겠다' 라는 그런 의지가 있는 반면에 또 한편으론 좌절감이나 속상함 이런 두 가지 정서와 기류가 공존하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힘들어 하시는 건 마을 공동체가 보상금 수령 여부로 인해 딱 갈라져 가지고 인간관계가 회복이 안되는 거. 이걸 굉장히 힘들어 하시고 이건 한국전력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되고 답을 가져와야 되는 부분입니다.

     

    ◇김효영 : 정치권에서 밀양 사태에 대한 관심은 이제 좀 많이..

    ◆이계삼 : 떨어졌다고 봐야죠.

    ◇김효영 :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두 분은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는데 말이죠.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계삼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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