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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의 카타르시스…'매드맥스4' 세계관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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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의 카타르시스…'매드맥스4' 세계관의 뿌리

    전작에 깊이 밴 '디스토피아' 계승…"계급구조 뚜렷, 맥스의 목표는 벗어나는 것"

    영화 '매드맥스4' 스틸(이하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신성시 되는 전투용 차량들이 황량한 사막에서 줄줄이 뒤집히고 구르고 파괴된다. '녹색의 땅'을 찾아 떠났던 반란군은 진정한 삶을 위한 예상 밖의 길을 택한다.

    반란군 안에서 상사와 부하, 남성과 여성, 노인과 청년 등 힘의 논리에 따른 계급·성·세대의 역할 구분은 점차 의미를 잃어간다. 인간으로서 스스로 존엄해야 한다는 각성의 힘을 알아가는 덕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4)는 두 시간의 러닝타임 내내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전복'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핵전쟁으로 인류 문명이 사라진 22세기,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차지한 특권 계급과 그들의 통치를 받는 굶주리고 헐벗은 수많은 사람들. 이는 사람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현 체제를 관통하는 촌철살인의 우화다.

    이 영화를 연출한 70세 노장 조지 밀러 감독의 말은 그 유명한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미학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견해와도 겹친다.

    "몰락한 디스토피아 세계로 가는 일은 중세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생존에만 관심이 있다. 명예도 없고 공감·연민 같은 감정을 느낄 겨를도 없다. 계급 구조가 뚜렷해지고 권력을 가진 소수가 다수 위에 선다. 이런 세계에서 극중 맥스(톰 하디)의 목표는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호주 출신 조지 밀러 감독은 병원에서 구급전문 수련의로 일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고 저예산 영화를 만들었다. 그것이 매드맥스 시리즈 세계관의 토대가 된 '매드맥스'(1979)다.

    ◇ "희망 없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나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영화 '매드맥스2' 스틸

     

    매드맥스는 오일쇼크와 대공황으로 무법 세상이 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경찰 강력계 순찰대원 맥스(멜 깁슨)는 폭주하는 바이크 갱단 토우커터(휴 키스-번, 매드맥스4에서 독재자 임모탄으로 열연을 펼친 그 배우) 일당을 쫓다가 동료를 잃는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부인과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휴가를 떠난 맥스는 휴가지에서 토우커터 일당 탓에 아이를 잃는다. 그렇게 미칠 듯한 분노에 휩싸인 맥스는 갱단을 향한 처절한 복수를 시작한다.

    매드맥스는 대성공이었다. 40만 호주 달러를 들여 전 세계적으로 미화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역사상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영화의 반열에 올랐다.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반영웅 맥스 역시 일약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편의 영광을 등에 업고 제작된 것이 '매드맥스2'(1981)다.

    모든 것을 잃고 유일하게 남은 개를 데리고 황폐한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맥스는 우연히 한 남자에게서 석유가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자기 차에 기름을 넣고자 그곳으로 향한 맥스는 약탈자들에게 둘러싸인 이들을 보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들을 돕고 떠나려 한다. 하지만 약탈자들의 습격으로 자신의 차와 애완견마저 잃은 맥스는 석유를 지닌 무리가 약탈자들의 추격을 피해 도망치는 것을 돕기로 한다.

    전편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제작비 덕일까. 조지 밀러 감독은 2편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묘사해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얻는 데 성공한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경제적으로 몰락한 암울한 세계에서 무기와 석유 등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둘러싼 전쟁을 다뤘다는 점에서 매드맥스4와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다.

    아쉽게도 매드맥스2는 개봉 당시 한국에서 무정부주의적인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검열에 걸렸고, 액션이 잔인하다는 이유로 개봉 불가 판정을 받았다. 1989년 비디오로 만나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 "현대 세계의 복잡성 제거하면 매우 기초적이고 자유로운 세계 탄생"

    영화 '매드맥스4' 스틸

     

    '매드맥스3'(1985)는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받으면서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준다.

    먼 훗날, 지구는 전쟁으로 문명이 파괴됐다. 폐허가 된 지구를 떠도는 맥스는 '바타타운'이라 불리는 도시에 도착한다. 지하에서 키우는 돼지들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이 도시의 지배자 앤티티(티나 터너)는 맥스에게 도시 지하를 지배하는 난쟁이와 거인을 처치해달라고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맥스는 끝없이 펼쳐진 죽음의 사막으로 추방당하고, 그를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위험과 만나게 된다.

    매드맥스3는 '덜 미친' 듯 보이는 맥스의 등장 탓에 시리즈의 매력을 반감시켰다는 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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